[기고]사스(SARS)에서 메르스(MERS), 그리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면전

[기고]사스(SARS)에서 메르스(MERS), 그리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면전

기사승인 2020-02-07 16:46:43

글 : 유택수 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장

2019년 12월 말 중국 우한시에서 원인불명의 집단 폐렴이 발생하여 우리나라를 포함,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지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인류를 위협하고 있는 병원체는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현재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명명하고 있다. 2월 7일 오전 9시 기준 중국에서 31,161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였으며 사망자는 636명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중국 외 27개국에서 261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여 2명이 사망하였다. 국내에서는 24명의 확진환자가 발생하였고 사망자는 없는 상황이다. 중국이 감염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외 다른 국가에서는 산발적으로 감염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세계적 대유행감염(Pandemic) 단계는 아니지만 각국에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방역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흔하게 감기를 일으키는 4가지(229E, HKU1, NL63, OC43) 종류가 존재하며, 동물에서 사람으로 검출된 사례는 사스(SARS)와 메르스(MERS)에 이어 이번이 7번째다. 사스는 2002년 12월 중국 광둥에서 시작하여 8개월 동안 8천여명의 환자가 발생하여 774명의 사망자를 내어 전세계를 불안에 떨게 하였다. 메르스 또한 국내에서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하여 전국민을 40여일 동안 심리적 공황상태로 만들었다. 이러한 사태를 만든 주범이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종류인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처럼 사람과 동물을 동시에 감염시킬 수 있는 인수공통감염바이러스로 변이가 쉽게 일어나는 RNA 구조의 바이러스이다. 

의학학술지인 랜싯(Lancet)자료에 따르면 현재 유행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확진환자 99명의 증상 사례를 분석한 결과 발열(83%), 기침(82%), 호흡곤란(31%), 근육통(11%)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75%의 환자에서 양쪽 폐에서 폐렴 증상이 나타나는 양측성 폐렴 증상을 보였고, 25%에서는 한쪽 폐에서만 폐렴 증상이 나타나는 특징적인 소견을 발표하였다.

사스와 메르스 환자는 38도 이상의 고열을 호소하며 환자 중 20% 이상은 구역질과 구토, 설사 같은 증상이 있으며 13% 이상에서 인후통을 동반하는 공통점이 있었다. 호흡곤란의 경우 사스환자의 40% 정도에서 증상이 나타났고, 메르스 환자는 72% 정도에서 나타난 차이가 있었다. 치사율은 메르스 35%(국내기준 20%)로 높았으며 사스는 9.6%,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현재 약 2%로 사스와 메르스에 비해 낮은 편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더불어 사회적인 문제도 양산되고 있다. 신종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다 보니 공포의 발원지인 중국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동양인 전체로 혐오감이 나타날 징조가 보여지고 있다. 신종감염병의 공포와 불안을 특정 집단 책임으로 돌리는 혐오 표현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시키고 대상 집단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하고 증오심을 불러일으켜 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신종감염병은 이번뿐만 아니라 이미 사스, 메르스 사례가 있었고, 기후변화로 열대지방에서 유행하는 많은 바이러스의 유입이 예측되는 상황에서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배제가 아니라 상호보완과 협력의 자세로 임하여야 하며, 모든 나라가 서로 정보공유 등 힘을 합하여 공동대처할 때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쉽게 이길 수 있다. 

메르스는 2015년 한사람의 감염원에서 시작하여 4차 감염까지 일으키며 방역체계의 문을 허물어 뜨리고 40여일 동안 유행하였다.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는 주요 감염원이 중국 우한 지역의 입국자이나 최근에는 동남아시아에서 오는 환자에서도 확진환자가 발생하여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다 하겠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2∼3차 지역사회 감염이 적은 이유는 보건당국의 방역체계가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의 유행상황에 따라 수개월 동안 환자가 산발적으로 더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유증상자나 접촉자들은 최대 잠복기인 14일간의 자가격리를 잘 준수해야 하며, 호흡기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나면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 연락하여 안내에 따르면 된다. 일반 도민들은 막연한 공포감으로 불안해 할 필요가 없으며 평상시 대로 행동하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공공장소에서는 기침예절을 지키고, 외출시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의 생활화 등 개인위생수칙을 잘 지킨다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면전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전 전라북도 보건의료과장)
 

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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