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동물 실험 등에 반감을 갖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식물성 원료를 고집, ‘비건’을 지향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진흥원)은 화장품 산업 보고서를 통해 착한 가치·소비가 화장품 산업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고 최근 분석했다. 글로벌 비건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8%씩 성장하고 있으며, 전년 대비 33억 달러 신장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진흥원 측은 설명했다. 오는 2025년, 비건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8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보인다.
비건 화장품이란 동물 실험을 진행하지 않는 화장품을 말한다. 동물에서 채취한 성분을 사용하지 않으며, 식물성 원료로 이를 대체한다.
화장품 업계는 비건 트렌드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가닉 뷰티 브랜드 ‘코라 오가닉스’(KORA ORGANICS)는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노니 글로우 페이스 오일’, ‘노니 아이오일’을 출시했다. 남태평양 청정지역에서 자란 유기농 노니를 제품에 적용했다. 두 제품 모두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의 크루얼티 프리와 에코서트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페타는 동물권 보호 단체다. ▲엔터테인먼트 ▲실험 ▲음식 ▲의류 ▲반려동물 등의 분야에서 행해지는 동물학대를 감시하고, 보호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동물실험을 거치지 않고, 동물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제품에 인증마크를 부여하고 있다.
동물권 보호 단체는 이 뿐만이 아니다. 북미주 8개 동물보호 단체는 지난 1996년 ‘리핑 버니’(leaping bunny) 인증 마크를 탄생시켰다. 원료에서 완제품까지 동물실험이 없다는 것을 증명, 앞으로 해당 원칙을 지키겠다고 선서해야 이 인증을 취득할 수 있다. 미국 유기농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 브로너스’(DR.BRONNERS'S), 친환경주의 브랜드 ‘버츠비’(BURTSBEES)는 해당 인증을 받았다.
화장품뿐만 아니라 ‘비건’은 각종 뷰티 도구에도 적용되고 있다. 영국 코스메틱 브랜드 ‘러쉬(LUSH)’는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메이크업 브러시를 이날 출시했다. ▲피플 파우더 ▲글로우 투 타운 ▲윙 잇 ▲퍼커 ▲겟 인 데어 등으로 구성됐다.
러쉬는 동물의 털 대신 부드러운 합성 소재를 사용했다. 뿐만 아니라 나무 손잡이, 접착제 등 브러쉬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가 비건이다.
인조모는 지난 1929년부터 가업으로 이어온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한 브러쉬 전문 기업에서 만든다. 미국에서 처음 인조모 브러쉬를 만들기 시작한 곳이다. 비건 글루를 사용하여 나무 손잡이와 연결했다.
그간 화장품 업계에서는 메이크업 브러쉬 제품에 대게 동물 털을 적용해왔다. 인조모와는 달리 큐티클 층이 있는 동물의 털은 메이크업 발색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염소, 다람쥐, 말 등의 모가 사용됐다.
비건 제품 개발은 점차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러쉬 관계자는 “러쉬는 지난 1995년 창립 이래 동물실험을 배제해왔다. 동물성 원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러쉬는 화려함 뿐만 아니라 오래 보존할 수 있는 고품질 비건 재료를 선택하는데 고민해왔다”며 “점차 비건 제품 라인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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