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쿠키뉴스] 최재용‧최태욱 기자 = 대구에서 이틀 연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전체가 패닉에 빠졌다.
지난 18일 국내 31번째 코로나19 확진 판정에 이어 19일 대구에서만 10명이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지역 전체로 확산되거나 장기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퍼지고 있다.
이날 식당가에는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 동네 약국은 물론,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마스크 품절사태가 빚어졌다. 병원에서는 긴급상황이 아닌 이상 면회가 전면 금지되고, 각종 행사와 교육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매된 티몬의 'KF94' 마스크 988세트는 판매 시작 1분만에 전량 매진됐다.
7살과 12살 아들을 둔 주부 배희정(39‧서구)씨는 “어제 밤에 코스트코 갔더니 마스크가 하나도 없어 동네 약국에서 겨우 몇장 샀는데, 그마저도 ‘KF94’가 아니라 일반 마스크”라면서 “한동안 둔감해져서 마스크 안 쓰고 외출도 했는데 다시 마스크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중‧대형병원은 물론, 동네 병원도 환자 보호에 면회객 방문을 통제하고 환자 외출을 전면 금지하고 있다.
지난 10일 아버지가 달서구 한 병원에서 무릎수술을 받았다는 이모(40‧주부)씨는 “그동안 병원 출입이 힘들긴 했지만 보호자 신분으로 면회를 갔었는데, 오늘 아침 병원에서 ‘면회 전면 금지’ 문자를 받았다”면서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한 상태에서 호텔, 교회 등으로 다닌 것이 문제가 된 것 같은데 환자 보호 차원에서 면회를 가지 않는 게 맞는거 같다”고 말했다.
영‧유아를 둔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에 어린이집‧유치원 등원을 포기하고 있다.
대구지역 맘카페의 한 회원은 “아침에 어린이집에 보냈다가 확진자가 10명이 넘는다는 소식에 다시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 데리고 왔다”면서 “3월에 개강하는 문화센터도 3개나 등록했는데 다 취소 할 계획”이라고 했다.
실제 31번째 환자가 다녀갔다는 교회 인근의 한 어린이집은 절반가량의 아이들이 등원하지 않았다.
직격탄을 맞은 식당가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기에 울상인 상인들은 그나마 간간히 잡힌 예약마저 취소되고 있어 공황상태에 빠져있다.
한 식당 주인은 “지인이라고 특별히 우리 식당에서 회식을 한다기에 서비스도 많이 챙겨 주려고 했는데, 아침에 회식 자체가 취소됐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안 그래도 경기가 어려워 장사가 잘 안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대구시는 이날 경북대병원 등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로 판명된 환자는 13명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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