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제작진의 마지막 남은 이야기 [들어봤더니]

‘스토브리그’ 제작진의 마지막 남은 이야기 [들어봤더니]

‘스토브리그’ 제작진의 마지막 남은 이야기

기사승인 2020-02-24 17:46:59


[쿠키뉴스] 이준범 기자 = 종영 후 10일.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여운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시청률 5.5%(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해 마지막회 시청률 19.1%로 마무리한 ‘스토브리그’가 들려준 이야기가 어떤 극적인 스포츠 경기 못지않게 뜨거웠다는 얘기다.

꼴찌팀 드림즈를 구성한 배우들의 연기와 캐릭터도 주목받았지만, 첫 기획부터 마지막 엔딩까지 드라마를 완성해낸 제작진에 관한 관심도 높았다. 장편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끝마친 이신화 작가는 정동윤 PD와 함께 이례적으로 기자들을 만났다. 두 사람은 24일 오후 2시 서울 목동 한 예식홀에서 열린 ‘스토브리그’ 종영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첫 만남부터 캐스팅, 마지막 엔딩 장면까지 다양한 얘기를 들려줬다.


△ “작가님은 계획이 다 있으시더라고요.”

정동윤 PD는 ‘스토브리그’와 두 번의 첫 만남을 기억했다. 처음엔 시끄러운 곳에서 읽었던 대본이었고, 두 번째는 고깃집에서 만난 이신화 작가였다. 정 PD는 “대본이 가진 숨겨진 좋은 힘이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이 작가에 관해선 “워낙 막힘없이 말하셨다. 궁금한 것들을 물어봤는데 작가님에겐 계획이 다 있더라”라고 기억했다. 정 PD가 대본과 작가에 대한 신뢰감. 성공하기 어렵다는 스포츠 드라마에 도전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였다.


△ “강두기 선수의 모티브가 된 선수는 두 분.”

이신화 작가는 “구단의 스토브리그 기간에 마땅히 해야 할 것들을 중심으로 드라마 내용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로 찾는 것보다 자신이 그려둔 구상이 있었다는 얘기다. 드라마 방영 기간 내내 말이 많았던 선수들의 실제 모델에 대한 이야기도 꺼냈다. 이 작가는 배우 하도권이 연기한 강두기 선수에 대해 “양현종 선수와 구로다 히로키 선수를 섞었다”며 “둘 다 팀 사랑이 남다른 멋있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배우 조한선이 연기한 임동규 선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 작가는 “임동규 선수의 실제 모델로 이대호 선수와 김태균 선수가 거론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임동규의 모티브는 뼈대가 없다. 백승수가 특정 팀에 가서 미친 짓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국가대표 외야수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 “SK 와이번스가 많이 좋아지고 있다.”

‘스토브리그’ 제작진은 특히 SK 와이번스 구단에 대한 감사함을 전했다. 촬영에 필요한 야구장을 섭외하기 위해 10개 프로구단에 모두 연락했을 때 가장 먼저 손 내밀어준 구단이 SK였다. 정동윤 PD는 “SK 홍보팀장님이 야구계가 침체 돼 있는데 드라마가 잘 돼서 예전의 영광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얘길했다”는 에피소드를 전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을 끝내 밝히지 않은 이신화 작가 역시 SK 구단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 “‘스토브리그’가 던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메시지 아니었을까요.”

두 사람은 마지막회의 마지막 장면을 드라마의 메시지로 꼽았다. 새로운 종목의 팀을 이끌게 된 백승수 단장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글쎄요. 해봐야 알겠지만 뭐, 열심히 할 겁니다.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시청자들에게 말한다. 이후 이어진 엔딩 끝에는 “강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서로 도울 거니까요”라는 작가가 직접 쓴 문장이 등장한다. 드라마의 직접적인 메시지에 대해 이신화 작가는 “세련되지 못하고 할 수도 있지만, 그 메시지를 모르고 넘어가는 시청자 분들이 없었으면 싶었다”며 “유사한 메시지가 다른 작품에서도 번지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bluebell@kukinews.com

이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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