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보이면서 미 보건당국의 바이러스 검사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코로나19 진단검사 키트에 일부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온 데다 키트 부족, 까다로운 기준 탓에 검사를 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2일(현지시간) ‘코로나바이러스 사례가 늘면서 CDC의 검사가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오후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98명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인 것은 바이러스 확산은 물론 검사 확대에 따른 결과라고 진단하며 “적절한 검사를 제공하는 데 실패한 것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내에서 발판을 마련할 시간을 벌어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특히 CDC가 각 주에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배부하겠다는 계획을 완전히 망쳤다고 평가했다. CDC는 2월 3단계 진단검사 키트를 출시하고 수백 개를 각 주와 지역 보건연구소에 배부했으나 이 중 마지막 단계의 최종 키트에 결함이 있어 지방 의료시설에서는 코로나19 최종 확진 여부를 판정할 수 없는 상태다. 미 당국은 결함을 수정한 진단키트를 다시 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코로나19 최종 진단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은 CDC의 애틀랜타 연구소 한 곳이다.
검사능력 자체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NYT에 따르면 CDC는 하루 400개의 샘플을 검사할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지난주까지 CDC는 보건당국에서 감염 의심자로 판단한 500여명의 미국인만 검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로런 샤워 존스홉킨스 의과대학 조교수는 “검사 기준이 너무 엄격해서 사람들이 검사를 받지 못하고 있다. 검사가 거부된다는 이야기를 너무나 많이 들었다”며 CDC의 지나치게 엄격한 검사 기준 탓에 충분한 코로나19 진단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거나 알려진 감염자와 접촉한 적이 있어야만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코로나바이러스를 연구하는 랠프 바릭은 NYT에 “한국은 하루 1만 건의 검사를 하는데 어째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나”며“"중국에서 무증상 전염과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난 사실을 알고 있는데 왜 미국은 하루 수만명의 검사를 하지 못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자 스티븐 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2일 백악관 전화 브리핑에서 민간 기업과 학계까지 동원해 이번 주 안에 약 100만 건의 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4일까지 배포 가능한 CDC의 진단 키트는 337개에 불과하지만, 민간 기업들이 금주 안에 2500여개의 키트를 추가로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각 진단 키트는 약 350명을 검사할 수 있는 분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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