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내 4·15 총선 지역구 후보를 뽑는 경선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승희 민주당 의원(성북갑)은 5일 이근형 현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공천관리위원 겸임)이 전(前) 대표이자 최대 주주인 윈지코리아컨설팅(이하 윈지)이 일부 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들의 정치컨설팅을 맡고, 민주당 후보적합도 여론조사도 위탁받아 수행하는 등 민주당 공천과정에서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김영배 서울 성북갑 예비후보 역시 윈지를 통해 홍보물 제작 등 선거 컨설팅을 맡겼으며, 성북구청장 재임시절인 2010년~2015년 사이에 윈지는 성북구 사회지표조사, 구정인식조사 등 총 12건의 성북구청 조사분석을 위탁받아 수행했다. 심지어 지난 2월 김 후보가 배포한 예비후보자홍보물 뒷면에는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제작업체로 명시돼있다.
지난 2월 4-5일 실시된 민주당 성북갑 후보적합도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 측에서 지지 당원들에게 메신저로 여론조사 연령, 거주지 등 허위답변을 유도하는 등 조직적인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재심청구를 요청했다. 관련 대화내용은 증거로도 제출했다. 하지만 당에서는 유 의원의 재심청구를 기각했다.
유 의원은 이와 관련 당내 후보적합도 여론조사 및 경선 여론조사기관 선정 관련 업무를 주관하는 이 위원장의 공천관리위원직 수행도 문제로 꼽았다.
유 의원은 이 위원장이 부임한 후 7월 1일 경선 여론조사업체를 복수로 선정하도록 규정한 ‘제21대 국회의원후보자추천 특별당규’가 개정돼 1개 여론조사업체에 맡길 수 있도록 허용해 공정성이 우려되는데다, 지난달 24~26일 이뤄진 성북갑 경선결과도 조작됐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성북갑 경선 여론조사를 맡은 T리서치는 당직자 출신이 대표를 맡아 그동안 당의 정기 여론조사를 수행해왔다. 실제 T리서치 홈페이지에 소개된 2009-2017년 수주실적에 따르면 총 44개의 조사업무 중 과반수가 넘는 24개가 민주당으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유 의원은 “T리서치는 더불어민주당 1차 경선지역(성북갑 포함)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김 예비후보와 유착관계 의혹이 제기되는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과는 갑을관계에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선 개표결과가 2월 26일 밤 11시 30분경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김 예비후보 측에서는 전날(25일)부터 이미 현황판에 ‘축 당선’이라는 문구를 표기해 그 사진을 카톡으로 돌리는 등 여론조사업체와의 유착 없이는 보일 수 없는 행태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유 의원은 5일 경선부정 의혹을 투명하게 규명할 것을 요구하며 서울 남부지법에 증거보전 및 검증을 신청했다. 이는 경선 ARS 투표 과정에서 전산 상 조작 등 부정행위의 존부 및 원 자료와 개표결과의 동일여부를 증명하기 위해서다.
유 의원이 신청한 증거보전 및 검증 사항으로는 경선 ARS 투표 시스템을 운영한 T리서치가 보관 중인 ARS 투표 시스템의 하드디스크와 해당 여론조사기관이 중앙당 선관위에 제출한 USB 및 투표집계표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증거보전신청을 하며 유 의원은 “납득하기 어려운 투표결과, 특정후보와 당 전략기획위원장, 윈지 간의 긴밀한 연결, 경선 관련 당 규정의 변경과 투표 실시기관 단수선정 등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 보면, 경선 과정에서 유착 및 부정행위가 존재했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경선부정의혹에 대한 공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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