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민생당 소속 호남 중진의원들의 수도권 험지출마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당 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호남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벗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직접 거론된 인사들조차 별다른 입장을 표하지 않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합당해 만들어진 민생당은 안철수 전 의원의 바른미래당 탈당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의 합당지연으로 지난달에야 합당을 완료해 4·15 총선체제로의 전환이 시급한 입장이다. 총선을 37일 앞두고 있지만 아직 공천논의조차 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당 내부에서는 중진급 의원들의 결단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거체계로 들어가야한다는데 뜻이 모이는 분위기다. 심지어 김정화 민생당 공동대표는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부 분위기를 공식화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에는 대선주자급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 여럿 있다”면서 ”바른미래당을 이끌어 준 손학규 전 대표를 비롯해 정동영·천정배·박지원 등 중진 여러분들께서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는 용단을 내려줘야 할 때”라고 콕 짚어 험지출마를 촉구했다.
이어 “당의 기둥인 중진들이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희생하는 모습을 먼저 보이면 당에도 큰 힘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며 “당 지도부도 그 결단이 헛되지 않게 협조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중도개혁정치의 새로운 모습을 국민에게 알리고 호남정당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서라도 용단을 시급히 내려줄 것을 당부하는 목소리다. 그리고 이 같은 뜻은 김 대표만의 뜻은 아니었다. 이인희 최고위원 또한 “호남을 넘어 전국 선거전선을 형성하기 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과 선당후사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면서 중진의 수도권 출마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날 민생당은 오는 11일 또는 13일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현역의원 중 정동영(전북 전주병·4선), 천정배(광주 서구을·6선), 박지원(전남 목포·4선) 의원은 오래전부터 지역구 출마를 준비해온데다 지금까지 험지출마요구에 대한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어 선대위 출범에 앞서 의사표현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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