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캘리스코가 아워홈과의 업무 연결고리를 끊고 독자적인 외식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다. 이에 따라 이어져오던 아워홈 오너가의 남매 분쟁도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9일 캘리스코는 신세계푸드와 식자재 공급과 제품 개발과 관련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 사는 이달부터 곧바로 식자재 공급과 협력 업무를 진행한다.
이번 협약을 통해 캘리스코는 다양한 식자재 라인업과 유통 물류망을 보유하고 있는 신세계푸드로부터 연간 200여억원 규모의 엄선된 식자재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캘리스코는 돈카츠 브랜드 ‘사보텐’을 비롯해 ‘히바린’, ‘타코벨’, ‘반주’ 등 기존 주력 사업인 외식 브랜드는 물론 최근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사력을 걸고 있는 가정간편식 부문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캘리스코는 오너가 분쟁에서 비롯된 식자재 공급 단절 압박으로부터 한 숨 돌리게 됐다. 구지은 대표는 아워홈 지분 20.67%를 보유해 구본성 부회장(38.56%)에 이어 2대 주주다. 아워홈은 캘리스코의 지분 4%를 보유하고 있다.
캘리스코는 2009년 아워홈에서 물적 분할된 회사로 아워홈으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아워홈은 캘리스코에 식자재 유통을 비롯해 정보기술(IT) 지원 서비스 등 공급을 중단하고, 회계·인사 등 관리 IT 서비스계약 등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캘리스코는 아워홈이 일방적으로 공급을 중단했다고 주장했으며 아워홈은 단순한 재계약 보류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가처분이 기각될 경우 캘리스코의 외식사업 운영 중단은 기정사실로 관측돼왔다. 단순 식자재 납품 외에도 양 사간의 IT시스템이 연결돼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0월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급중단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아워홈 법적 대리인은 “아워홈은 캘리스코와의 거래에서 이미 손실을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계약 중단 시일인 오는 12일을 7~10개월 앞둔 지난 3월에 이미 거래 중단 의사를 표시해 손실에 대비할 충분한 시간을 줬다”면서 “그럼에도 준비하지 않아 영업에 지장이 있다면 그건 (캘리스코가) 자초한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캘리스코는 아워홈이 자사 식자재납품 등으로 인해 26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두 회사는 2011년부터 자동으로 갱신되는 1년 단위 상품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통보 기한을 계약 만료 시점 2개월 전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스코 측은 이를 2015년부터 이어져온 아워홈 구본성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여파로 보고 있다. 구 대표가 구본성 부회장 아들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등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식자재 유통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구 대표는 법원에 상품공급과 운영시스템, 사보텐 가공위탁 용역 공급을 중단하지 않게 해달라고 가처분 신청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하면서 일단 당장 영업 중단 사태는 막았지만 한 달여의 시간만을 번 상황이었다.
캘리스코는 신세계푸드와의 협업을 통해 시스템을 안정화시키고 가정간편식 강화와 해외 진출 등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캘리스코는 올해 말 순수 토종 브랜드 히바린의 뉴욕 매장을 오픈하고 가정간편식의 아시아 진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캘리스코 관계자는 “신세계푸드와 캘리스코, 양사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품격있는 제품과 서비스로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자 한다”면서 “국내 대표 식자재 유통기업인 신세계푸드와의 업무 체결은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처 확보뿐만 아니라 연구 개발 및 신사업 확장 등 여러 활동에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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