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돈주고도 못 사”···전북도내 건설현장 먼지 먹으며 공사

“마스크 돈주고도 못 사”···전북도내 건설현장 먼지 먹으며 공사

기사승인 2020-03-11 20:52:15
[전주=쿠키뉴스] 송미경 기자 = “약국을 가 봤지만 줄 선 사람이 너무 많아 살 수가 없는데 어떡하겠어요? 우리는 마스크 없이 그냥 작업합니다.”

11일 전주지역의 한 신축상가 공사현장. 골조가 마무리 되고 실내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노동자들 대부분이 마스크 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은 건설사에서 건설용품으로 마스크를 한꺼번에 구입해 노동자들에게 지급해 왔지만 코로나19로 마스크 가격이 오르고 이마저도 구하기 어려워지면서 노-마스크 작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전북지역 건설현장에서도 물량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공적 마스크 5부제 판매가 시행되면서 개인별 마스크 확보가 예전보다는 원활해지고 있지만 공적마스크 외에 물량을 공급받아야 하는 건설현장은 마스크 물량이 달려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마스크 착용이 꼭 필요한 실내건축 공사도 마스크 없이 진행되기 일쑤여서, 전염병도 전염병이지만 과도한 먼지흡입으로 노동자의 건강을 크게 해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내에서 작업중이던 이모(65)씨는 "실내에서 작업하려면 불안한 마음이야 말 할것도 없지만 아침 일찍 약국에 줄 서러 갔다가 허탕만 치고 와서 포기하고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한 대형 건설사는 원청사에서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 재고물량이 있어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이다. 마스크 공급을 노동자 1명당 하루 1개로 제한해 놓기는 했지만 공사를 진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는게 공사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규모 공사 현장의 경우 노동자에게 지급할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하청업체들에게 자체적으로 마스크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선에서는 마스크 사용기간을 늘리는 등의 고육책도 잇따르고 있다. 

전주지역 공사 근로자 김모(62)씨는 “현장에서 하루에 한 개씩 지급받았는데 지금은 3일에 한번씩 받고 있다”면서 “마스크를 분실하거나 집에 놓고 오는 경우도 많아 마스크 없이 작업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ssong@kukinews.com

송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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