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11일부터 불기 시작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거취논란이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청와대와 여당이 진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재부에서 내놓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에 대해 ‘미흡’하다는 입장도 함께 내놔 수정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의 거취논란은 11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홍 부총리에게 “이렇게 소극적으로 나오면 나라도 물러나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알려지며 불거졌다.
이후 더구나 홍 부총리가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 “이 위기를 버티고 이겨내 다시 일어서게 하려고 사투 중인데 갑자기 거취 논란이…”라는 말을 남겨 살이 보태졌다. 이에 민주당이 “(해임건의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공식입장을 내놨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나섰다. 문 대통령은 12일 홍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등을 청와대로 불러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를 주재하며 특별히 홍 부총리에게 “지금까지 잘해 왔으니 앞으로도 잘해달라”는 당부의 말로 계속적인 신뢰를 보였다.
앞서 이인영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있었던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지금은 경제사령탑을 신뢰하면서 경제부총리 중심으로 경제와 금융을 지키기 위한 경제전선 워룸(전쟁상황실)이 본격적으로 가동돼야 한다”며 신뢰에 변함이 없음을 보였다.
이 같은 노력으로 홍 부총리에 대한 거취 논란은 사그라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집권여당과 홍 부총리 간의 불협화음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민주당 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기재부가 짠 추경안에 대한 불만을 공식적으로 드러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연석회의에서 홍 부총리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면서도 “여야 모두 지금 선거 유불리를 계산하는 정파적 발상을 할 때가 아니다. 일체의 정파적 발상을 버리겠다. 이제 미래통합당의 선택만 남았다. 국민의 간절한 요청에 응답하길 바란다”고 야당에게 호소하는 형태를 취하면서도 “오늘 추경안 심사에서 과감한 증액 편성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논란의 진원으로 지목됐던 이해찬 대표는 “과감하고 신속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 선거용 선심이 아니냐는 정쟁이나 할 때가 아니다. 국민을 위해 재정이 있는 것이고 경제가 살아야 재정건전성도 유지할 수 있다”며 “더 과감한 재정조치 방법도 강구하겠다. 야당도 이번에는 대승적으로 협조해주길 요청한다”며 큰 폭에서의 추경안 손질을 예고하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