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 경제톡톡] 마스크 대란으로 위험에 빠진 대한민국 ‘마스크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 경제톡톡] 마스크 대란으로 위험에 빠진 대한민국 ‘마스크 경제학’ 이야기

기사승인 2020-03-16 10:34:37

미국 플로리다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불어닥쳤다. 허리케인이 지나간 후 플로리다는 모든 도시기능이 마비되었으며 생필품 부족에 약탈이 일어나기 시작했고 매점매석과 사재기가 일어났다. 생필품 가격은 폭등했으며 정부의 재난 복구 및 구조는 컨트롤타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방황하기 시작했다. 이때 다른 지역에서 플로리다 일대에 비싼 가격에 생필품을 공급하는 업자들이 생겨났는데, 이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일어났다. 정부는 생필품 가격 폭등과 시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폭리를 취하는 업자들에 대한 단속과 가격 통일화 정책을 강력하게 펼쳤다. 그런데 결국 이런 조치는 플로리다 지역에 대한 생필품 공급을 위축시켰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오래갔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과정에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는 마스크를 작용하길 권고했고, 올바른 마스크 착용 방법과 보건용 마스크 등급기준(KF, Korea Filter)을 제시하였다. KF80의 경우 분진포집효율이 80%로 황사방지용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방역용으로는 KF94 이상을 제시하였다. 분진포집효율이란 사람들이 공기를 들어 마실 때 작은 먼지를 걸러주는 비율을 말한다. 그런데 이 마스크 수급에 비상이 걸리자 서둘러 몇 가지 대책을 냈지만 계속된 '실효성 없는 대책'은 국민의 비난과 공분을 샀다. 마스크 한 장을 사기 위해 2~3시간을 줄을 서야 했으며 그나마 늦게 온 사람이나 판매하는 시간을 맞추지 못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사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이런 진풍경이 계속되자 사람들은 분노했고 정부의 무능함을 알아챘다. 그도 그런 것이 정부는 마스크 문제에 대해 우왕좌왕한 모습이 역력했다. 정부는 여러 대책과 대통령의 메시지를 내놨지만 모두 거짓말이 되어 버렸다. 최종 마스크 수급 비상에 대처하기 위해 마스크 수출을 금지하고 생산, 유통, 분배의 과정을 정부가 관리하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인 5부제 약국 판매를 시행했다. 하지만 이 역시 한주에 2장의 마스크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러자 이번엔 노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 줄을 세웠고, 약사는 약사대로 사람들은 사람들대로 불만이 쌓여갔다. 서울대학교의 유명순 교수팀이 코로나 사태 이후 국민감정을 조사한 바에 의하면, 불안이 48.8%, 분노가 21.4%, 충격이 12.6%였고 그 뒤를 공포와 슬픔이 차지하였다. 

​생산과 유통을 통제하는 정부 규제가 과연 마스크의 공급량을 늘리고 지속적인 공급을 보장하게 될까? 중국의 경우는 정부에서 전량 구매를 하는데 2배 가격으로 사들이고 있다. 중국은 자본주의를 따르고 자본주의인 우리나라는 사회주의와 같이 정부가 나서서 통제하고 배분하니 이런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은 심리의 단계에서 시작해서 경제의 단계를 거친다. 감염병이 창궐하면 국민은 극도의 공포와 심리적 불안감에 빠진다. 마스크 대란 역시 심리적 불안을 키웠고 과도한 공포심이 발생하게 되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국민의 경제활동과 학교 활동 등도 극도로 위축되거나 제약되어 버렸다. 정부는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국민을 안심시키고 사회를 안정시켜야 한다. 

심리적 단계에서 경제적 단계로 승화시켜야 한다. 만약 이 단계에 실패하면 경제는 피폐해지고 사회 분위기가 차가워진다. 지금 우리나라가 그렇다. 우리 국민의 입국을 거부하는 나라들이 늘어나니 국가 간 외교는 물론 기업 간 무역이 단절되고 항공사의 줄도산 이야기가 문제로 대두된다. 항공사는 신입사원을 뽑았어도 발령을 내지 못하고 있고, 2만1000명 중 7500명이 휴직에 들어갔다. 

이런 경제적 현상들이 계속되면 장기간 경기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 경제는 심리다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는 국민의 안정을 찾도록 하여야 한다. 국민은 스스로 조심하고 자제함으로 추가 감염이 줄어들어 정상적인 경제활동과 사회 활동을 시작하는데 협조하여야 한다. 그래야 국제적인 신뢰가 회복되고 무역거래가 살아난다. 

지금 우리는 마스크로 촉발된 심리적인 공포에 빠져 있다. 하루빨리 이 단계를 벗어나야 사회가 안정된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책임자도 국민 앞에 용서를 구해야 한다. 지금 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자영업자의 몰락, 중소기업의 도산, 대기업의 부도로 이어지는 경제의 몰락과 국가 파산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용서를 구하여 국민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심리를 안정시켜야 한다. 정치인들은 4월 총선의 정치적 기회와 이익만 도모하지 말고 힘을 합쳐 이 난국을 해결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경제를 살려내지 못한다면 국민은 이번 총선에 반드시 투표하여 국민이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홍석원 기자
001hong@kukinews.com
홍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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