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 넓히고, 재택근무 속속 도입’…콜센터 감염병 차단 분주한 기업들

‘좌석 넓히고, 재택근무 속속 도입’…콜센터 감염병 차단 분주한 기업들

정부, 콜센터 재택근무 전환하면 인프라 구축 비용 최대 2천만원 지원

기사승인 2020-03-17 01:00:00

[쿠키뉴스] 구현화‧배성은‧신민경‧임중권‧한전진 기자 =대구‧경북 지역을 포함해 서울 구로 콜센터 등에서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소규모 집단 발병이 잇따르자 정부가 근무환경 개선 등 직접 지원으로 감염 차단에 나섰다. 이를 위해 콜센터 사업장 예방지침을 마련해 배포하고,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경우 인프라 구축비용을 지원하는 등 콜센터 코로나19 집단 감염과 확산 차단 대책을 적극 추진한다.

이에 맞춰 콜센터나 고객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도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운영을 중단했고, 일부 지역은 재택근무로 전환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차단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콜센터 재택근무 전환하면 최대 2000만원 지원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중소‧중견기업이 콜센터의 재택근무 전환시 인프라 구축비용을 50% 범위 내에서 최대 2000만원 한도로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서울 구로구 콜센터 코로나19 감염 사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지원대상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중소규모 콜센터 업체다. 고용부에 따르면 전국 약 1100여개소가 해당된다.

구체적인 지원 내용은 ‘비말 감염 차단을 위한 간이칸막이 설치 비용’, ‘공기청정기와 비접촉식 체온계 구입비용’, ‘감염예방을 위한 손세정제 및 마스크 구입 비용’ 등이다. 지원비용은 콜센터 시설 개선에 소용되는 총 경비의 70%이며 최대 한도는 2000만원이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는 각 지방고용노동관서와 지역 콜센터 업체 등과 간담회를 열고 재택근무와 교대근무 활성화, 칸막이 설치 등 근무환경 개선도 요구할 방침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콜센터 특성에 맞는 방역관리 및 예방조치 사항을 담은 ‘콜센터 감염병 예방지침 및 자체점검표’를 마련 지난 12일 전국 콜센터 및 위탁업체에 배포했다. 해당 지침에는 근무공간 밀집 최소화, 가림막 설치, 작업 중 마스크 착용 의무화, 사무실 소독‧환기 등이 담겼다.

전국 콜센터 방역관리 현황과 예방지침 이행상황 등에 대한 긴급 점검을 적극 실시한다. 우선 정부는 공공콜센터(156개소)의 경우. 운영주체인 정부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의 책임하에 방역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고용노동부는 조치결과 등을 확인해 미흡한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적으로 해당기관과 협의해 해결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권 콜센터의 경우 금융위원회 주도로 ‘금융권 콜센터의 코로나19 감염 예방 대책’을 마련했다. 사업장 내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상담원 3교대 근무 및 재택근무 등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삼성, LG유플러스 등 대구‧경북지역 콜센터 운영 중단

17일 관련 기업들에 따르면 국내 콜센터 운영 기업들도 코로나19 집단 감염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재택근무 전환, 순환 휴무제 시행, 챗봇상담 활용 등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대구시의 콜센터 운영중단 요청에 협조하기 위해 3월말까지 대구 지역 컨택센터 운영 중단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다. 당초 13일 운영을 재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운영을 중단하고 재택근무를 시범 도입키로 했다. 이와 관련 자택에서의 상담업무를 위한 네트웍 장비와 시스템을 지원한다. 삼성전자서비스는 대구 컨택센터 상담사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우선 적용 후 향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은 컨택센터 상담사의 ‘한자리 띄어 앉기’를 도입했다. 사무실의 공용공간을 활용해 추가 좌석을 확보했으며, 상담사들이 교대로 유급휴가를 가는 순환 휴무제를 실시한다. 순환 휴무제를 비롯해 상담사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고객 상담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어 해당 내용을 ARS 멘트를 통해 고객들에게도 안내하고 있다.

LG전자서비스는 전국 6개 센터에서 연결이 지연되는 경우 다른 콜센터로 전환하도록 하고, 무인접수와 챗봇상담, 홈피안내 등을 시행한다. 또 콜센터 자리 배열은 한 자리씩 건너 앉고 앞뒤 공간도 여유를 두고 운영하기로 했다. 또 지난 11일부터 일부 인원에 대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LG전자서비스 측은 “재택근무가 늘어날 가능성을 대비하기 위해 재택근무용 통화솔루션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으며, 재택근무자가 회사 시스템에 원활히 접속하도록 클라우드 시스템도 검검 중”이라고 설명했다.

콜센터 인원이 많은 통신사와 방송(케이블 사업자 등)은 재택근무 도입, 방역 강화 등 근무환경 개선에 보다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우 재택근무를 원하는 1500여명(전체의 25%)이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며, 사무실 수준의 근무환경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출근자에게는 마스크 등 방역용품을 제공, 위생용품 구매지원, 사무실 내 근무 이격거리 보장 등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콜센터 구성원 대상 점심시간 3부제를 도입했으며, 식당과 휴게실 개인단위 테이블 사용, 상시 온도체크 및 건강관리와 거리유지를 적극 시행 중이다.

SK브로드밴드도 1300여명 중 재택근무 원하는 300명의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또 임산부에게는 이달 11일부터 31일까지 유급휴가를 지원하고, 12일부터는 출근시간 분산시켜 감염 차단을 위한 노력일 기울이고 있다.

KT도 콜센터 자회사 KT CS와 KT IS 운영인력 중 대구지역 근무자와 희망자의 경우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으며, 콜센터 인원의 약 20%에 대한 분산배치를 완료했다. KT 측은 차후 교대근무를 확대하고 임산부 유급휴가 확대, 전국 거점 활용 상담공간 분산을 통한 거리 이격화, 콜센터간 업무 이원화 등의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

특히 KT는 가벼운 업무는 챗봇과 듣는 ARS, 보이는 ARS의 업무로 이관하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기본으로 제공하는 등 상담원 안전과 상담서비스 지속성 담보에 적극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이달 16일부터 31일까지 대구시 고객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원활한 상담 서비스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지만, 최근 일부 서비스에 대한 고객상담이 증가하면서 상담사 연결이 지연될 수 있다”면서 “상담사 연결 외에도 챗봇, 고객센터 앱, ARS 등 다양한 디지털 상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대기나 연결 시간이 없어 유용하다. 상담사 연결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이를 이용하면 더욱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헬로비전은 상담사 안전을 최우선으로 위탁업체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4일부터 대구지역 콜센터 운영을 중단하고 상담원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또 전 지역에 대해 부분적인 재택근무를 도입하고, 관련 IT인프라를 지속 확충해 재택근무를 확대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HCN도 상담사간 업무공간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업무공간을 재배치해 이원화된 체계로 운영할 예정이다. GS홈쇼핑도 지난 10일부터 콜센터 상담원의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또 기존 2곳이던 콜센터를 3월부터 3곳으로 늘려 인원을 분산시켰으며, 매일 3차례 콜센터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의심 증상자에 한해 재택근무를 시행했으나, 이달 중 시스템 테스트를 거쳐 100여명 정도를 재택 근무하도록 할 예정이다. CJ ENM 오쇼핑도 코로나19 확신 이후 재택근무 비중을 높였다. CJ오쇼핑에 따르면 2월 중순부터 재택근무 인원을 점차 확대해 현재는 50% 가량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NS홈쇼핑은 콜센터를 분당과 목동에 이원화해 운영하며,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일부 인원의 재택근무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헤드셋 등 접촉 장비는 1인 1지급으로 개인사용 원칙을 지키도록 했으며, 가급적 1칸씩 떨어져 자리를 배치해 감염 예방책을 실시 중이다.

◇온라인쇼핑몰도 자동차‧항공업계도 콜센터 코로나19 감염차단 분주

온라인쇼핑몰과 자동차, 항공, 뷰티업계 등도 코로나19 소규모 집단 감염 예방과 방역 강화에 분주하다.

쿠팡의 경우 콜센터 상담원도 마스크 착용이 가능하도록 매뉴얼을 수정했으며, 공용공간 소독제 비치, 매일 사무실 방역 등의 조치를 시행 중이다. 위메프는 모든 콜센터에 3면 칸막이를 설치했으며, 출근 인원도 총원의 3분의 2로 줄여 밀집도를 낮는 등 방역 대응책을 마련했다. 티몬은 마스크 착용 확인, 개인 소독 및 발열확인, 검역일지 작성 한 후 사무실에 들어가도록 했으며, 1일 2회 이상 사무실 방역도 시행 중이다.

이베이코리와 쓱닷컴도 마스크 착용‧체온 측정을 의무화하고 매일 사무실 방역을 통해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상담원들 안전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달 24일부터 대구 콜센터 근무 인원 100여명에 대해 전원 재택근무를 시행했고, 서울과 수도권에서도 약 40% 가량의 인원이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소비자 상담이 많은 화장품 업계도 감염 차단에 팔을 걷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 대부분 재택근무를 시행 중이다. 애경의 경우 최소인원만 사무실에 출근하도록 하고 재택근무를 실시 중이다. LG생활건강도 매주 고객상담실 방역 실시, 체온체크, 마스크착용, 손세정제 비치 등으로 방역을 강화했으며 전화상담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가능한 인원은 재택근무 실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의 경우 외부 협력사가 콜센터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본사 차원에서 (감염병) 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재택근무와 유연근무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하고, 온라인 기반 업무 시행, 출퇴근시차제, 사무실 좌석 간격 조정 등 밀집조를 낮추기 위한 예방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회사 곳곳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주기적으로 환기와 소독 등을 실시하고 있다. 발열 여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발열이나 기침 등 증상이 있는 경우 자택에 머물도록 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의 경우 최근 코로나19로 노선변경, 예약 취소 등 콜센터 문의가 폭증하는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콜센터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 사실상 재택근무는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마스크 착용, 손세정제 비치 등 기본적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실시하고 출퇴근 시차제 적용, 점심시간 조정, 사무실 좌석 간격 조정 등 최대한의 방역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kuh@kukinews.com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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