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두·홍준표, 탈당+무소속 출마...‘나’ 아니면 안돼 ‘자충수 행보’

민병두·홍준표, 탈당+무소속 출마...‘나’ 아니면 안돼 ‘자충수 행보’

홍준표, 철새 정치 마지막 승부수...민병두,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방해

기사승인 2020-03-18 05:00:00

[쿠키뉴스] 김태구 기자 =민병두·홍준표 거물급 국회의원들이 19대 총선 이후 8년 만에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 의원은 18대(2008년)와 19대(2012년) 총선에서 서울 동대문구을 선거구를 두고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두 의원은 선거 결과 각각 1승 1패를 기록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두 의원은 공천에 불만을 표출하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미래통합당)과 민병두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각각 25일과 이번주 소속 정당에서 탈당할 계획이다.

◇홍준표, 20대 주호영  밟을까=우선 홍준표 전 새누리당 대표의원는 17일 4·15총선 대구 수성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홍 전 대표는 오는 25일 미래통합당을 탈당할 계획이다.

홍 전 대표는 이날 대구 수성구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협잡·기망 공천의 희생양이 되어 지금 광야에 나홀로 서 있다. 지난 25년간 몸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잘못된 협잡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앞서 미래통합당 경남 양산시 선거구 공천심사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후 황교안 대표와 날선 공방을 이어가기도 했다. 황 대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지역을 수시로 옮기면서 억지로 명분을 찾는 모습은 정치 불신만 더 키울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협량정치, 쫄보정치”라며 “그대는 이제 그만 입 다물고 종로 선거에나 집중하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홍 전 대표의 출마 선언한 대구 수성을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상식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이 공천을 확정하고 선거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인선 전 경제자유구역청장과 정상환 전 국가인권위 상임위원이 경선을 앞두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주호영 의원이 당내 계파 갈등으로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반발해 새누리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해 이인선 후보를 꺽고 당선된 후 복당한 바 있다. 20대 선거에서 특표율은 새누리당(미래통합당 전신) 이인선 후보 35.4%, 더불어민주당 정기철 후보 17.7%, 무소속 주호영 후보 46.83이었다. 

◇민병두 “청년후보, 보수 후보에 역부족”=민병두 의원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주민공천 후보가 되려면 300∼500명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그러려면) 이번 주 내에 탈당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동대문구을 경선후보인 김현지 예비후보(34)와 장경태 예비후보(38, 청년위원장)를 겨냥해 “저희 청년후보를 보수색이 강한 이 지역에서 상대 당을 꺾게 하기에는 시간상으로도, 조건상으로도 역부족이라고 하는 판단을 했다”며 무소속 출마 및 탈당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지도부는 강하게 반발하며 영구 제명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16일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4·15총선 출마를 준비하다가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영구 제명하겠다”고 밝혔다. 민병두 의원은 앞서 민주당 공천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바 있다. 민주당이 민병두 의원을 컷오프한 배경으로는 미투 구설수와 청년 우선 공천이 맞물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두 의원은 서을 동대문을 선거구에서 20대 총선 결과 득표율 58.2%를 기록, 새누리당 박준선 후보(38.1%)를 꺽고 국회에 재입성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민병두 의원이 무소속을 나올 경우 민주당의 동대문을 선거구 수성에 빨간 불이 켜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미래합당 이혜훈 후보의 승리를 점치기도 한다.

여당 관계자는 “(민병두 의원이) 개인의 힘으로 당선이 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개인 자질도 중요하지만 당원의 노력과 지지자들의 도움, 주민들의 평가를 바탕으로 당선이란 결과가 나온다. 개인만이 선거를 치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표가 엇갈려서 만약에 어부지리로 보수 진영에서 당선된다면 결국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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