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연구원 “방사성물질 방출, 머리숙여 사과”…관리 부족 시인

원자력안전연구원 “방사성물질 방출, 머리숙여 사과”…관리 부족 시인

기사승인 2020-03-20 17:08:25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운전 미숙으로 인해 방사성물질 방출 사고를 일으킨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시설 관리와 점검에 부족했던 점을 확인했다”며 공식 사과했다.

한국원자력안전연구원은 20일 ‘방사성물질 방출 관련 시민여러분께 드리는 사과문’을 통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모든 임직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은 지난 1월에 발생한 연구원 방사성물질 방출 사건 관련 최종 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운전 미숙에 의한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특히 원안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30년전 설계와 달리 관련 시설이 건설됨에 따라 30년 동안 방사성물질이 매년 지속적으로 누출돼 왔다는 점도 밝혀내고 원자력안전연구원에 대한 행정처분과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날 사과문을 통해 원자력안전연구원 측은 “그 동안 원안위의 조사에 적극 협력해왔으며, 원안위가 밝힌 방사성물질 방출원인과 방출량을 포함해 그로 인한 외부 환경영향 분석 결과 전부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면서 “비록 확인된 방사선량이 인체와 환경에 영향이 없는 극미량이긴 하나 이런 설명이 시민 여러분께 어떠한 위로도 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어 “누출이 있어서는 안 될 시설에서 누출이 발생한 사실만으로도 시민 여러분의 믿음을 저버리고 연구원의 신뢰를 깎는 일임을 통감한다”며 “그 동안 연구원은 방사성물질 취급시설을 중심으로 안전관리에 부단히 노력해왔지만,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낮은 시설에 대한 관리와 점검에는 부족했던 점을 확인했다”고 반성을 뜻을 전했다.

원자력안전연구원은 사건 발생 직후 오염된 토양을 제거하고 방사성물질이 추가로 유출되지 않도록 맨홀 내부 관로와 우수 유입구를 차단하고 유출방지 차단막을 설치했다면서, 환경방사능 분석을 강화하기 위해 주 1회 하천토양을 분석하고 채취지점을 추가하는 한편 토양 깊이별로 방사능을 분석해 향후 좀 더 정밀한 환경방사능 분석을 실시하도록 보완했다고 사고 이후 조치를 설명했다.

또한 원자력안전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대전시, 유성구와 신속하고 투명하게 소통하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이번 사건 역시 대전시, 유성구와 적극적으로 협력하였으나 일부 드러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해 협력체계를 보다 더 강화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또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사고가 발생하는 즉시 대전시와 유성구에 알릴 수 있도록 핫라인을 설치하는 한편, 지난 2017년 체결한 ‘원자력 안전 협약’을 개정해 지자체와 좀 더 신속하고 긴밀하게 협조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조치와 관련 “연구원과 지자체,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원자력 안전 정보를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는 ‘원자력시설 시민안전소통센터’를 설립해 시민이 원자력시설을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력해 나가겠다”면서 “이와 같은 사건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수립하여 원안위에 보고할 예정”이라고 제시했다.

원자력안전연구원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자연증발시설의 종합안전 대책 뿐 아니라, 원안위가 근본 원인으로 지목한 전사적 관리체계, 설계기반 형상관리, 운영체계, 안전의식을 포함한 상세한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수립하여 보고할 예정”이라며 “이후 원안위의 모든 추가 조사와 안전규제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구원 측은 “연구원의 안전은 시민 여러분과 직원 모두에게 가장 중대한 문제이며, 이번 사건에도 직원 모두가 큰 실망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모든 역량을 모아 다중 예방 조치를 취할 것이며, 조속히 그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라며 “이번 방사성물질 누출로 시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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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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