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民, 비례후보들 ‘더시민’ 파견 반발
- 國, 측근배치논란에 지지층 ‘실망감’
- 韓, 싹 바뀐 한국당 명단에 ‘여진’도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21대 국회의원을 뽑는 4.15 총선 후보등록 마감이 오는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정당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에 나설 후보들의 선정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이 같은 양태는 정당이 추구하는 방향과 색깔을 뚜렷하게 보여줄 비례대표 후보선정도 예외는 아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 소속 비례대표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당에서 영입한 인재를 포함해 당에서 선정한 비례대표 후보들은 모두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으로 당적을 옮겨 선거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선정된 비례대표 후보들이 민주당의 결정에 반발하고 나섰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파견되는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들이 10번 이후 후순위 배치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앞 순번 배정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가 후보들의 당선에 노력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앞서 더시민은 소속 소수정당 후보를 1~4번에, 시민·사회 추천인사를 5~10번에 배치하기로 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민주당 경선을 통해 선정한 비례대표 후보들을 10번 이후로 배정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에 23일 비례후보 순번을 발표하려던 더시민은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반대로 안철수 대표가 이끄는 국민의당도 비례대표 후보순번을 두고 지지자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안 대표의 측근이자 현역의원들을 앞 순위에 배정해 ‘측근 자리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평가다.
실제 22일 국민의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순번에서 1번은 코로나19 사태로 안 대표가 의료봉사를 갔던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최연숙 간호부원장이 받았다. 하지만 2번엔 당적문제로 민생당을 탈당한 이태규 전 의원(비례대표)을, 3번엔 권은희 의원을 배치했다.
이어 4번은 ‘조국퇴진’ 서울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김근태 전대협 서울대지부장(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과정)이 받았다. 뒤로는 김도식 당대표 비서실장과 안혜진 시티플러스 대표, 김윤 서울시당위원장, 김예림 부대변인, 사공정규 코로나19대책TF 위원장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 한 지지자는 국민의당 홈페이지에 “국민의당에서 말하는 혁신을 가장 먼저 보여줄 수 있는 이벤트는 바로 총선 전 비례대표 명단 확정이었다”면서 “혁신은 보이지 않고 안 대표 최측근의 자리 지키기만 보인다”고 혹평한 후 더욱 파격적 인사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한선교의 난’으로 불리는 홍역을 한차례 앓은 후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은 23일 새벽, 비례대표 공천순위를 확정했다. 하지만 후보순번부터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압력행사 등 논란이 계속되며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전해진 한국당 비례대표 순번에 의하면 지난주 발표된 명단과는 사뭇 달랐다. 1번에는 윤봉길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이, 2번에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가 올랐다.
한선교 대표체제에서 1번을 받았던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당선권이지만 10번 이내 후순위로 밀렸다. 3번이었던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김예지 씨도 20번 내로 당선권에는 배치됐지만 순번이 많이 후퇴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 유영하 변호사는 탈락했다.
반면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영입한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20번에서 앞으로 순번이 당겨지며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역시 22번에 배정됐던 이종성 전 한국지자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10번 안쪽으로 배치돼 당선이 유력해졌다.
5번이었던 김정현 변호사와 13번이었던 김수진 전국학부모단체연합회 대표는 당선권에서 멀어졌다. 6번이었던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 7번이었던 이영 전 한국여성벤터협회장, 14번이었던 신동호 전 MNC 아나운서국장도 후순위로 밀려 당선가능성이 낮아졌다.
이에 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논란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다만 한국당의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의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양상이다. 당장 정의당이 황교안 대표를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두고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했다.
여기에 당초 김형호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키즈로 불리는 최홍 후보로 결정됐던 강남을 공천이 한국당 비례대표 공천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됐던 황교안계 박진 전 의원으로 20일 확정되며 한국당 공천과정에서 황 대표의 외압의혹이 힘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통합당 관계자는 “김형오 전 위원장과 그 측근인 최홍 후보를 밀어내고 그 자리에 황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인사인 박진 전 의원이 앉은 것”이라며 “당에선 ‘김형오에 대한 황교안의 복수가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내부상황을 중앙일보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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