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2017년 5월 취임 후 집권 말기로 넘어가는 4년차를 눈앞에 둔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율 부문에서 역사를 새로 쓰는 모습이다. 통상 임기 3~4년차 대통령들의 지지율 30~40%대를 훌쩍 넘어 50%대조차 돌파했다.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조원C&I)가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전국 만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수준’을 물어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지율을 뜻하는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53.3%(매우 잘함 36.2%, 잘하는 편 17.1%)로 올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심지어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은 2년 전인 문 정부 집권 2년차에 보였던 수준이자, 역대 대통령들의 집권 초기에나 보였던 지지율에 가깝다. 더구나 증가세도 가파르다. 불과 1달 전인 3월 1주차 조사까지만 해도 지지율이 44.7%로 떨어지며 부정적 여론이 팽배했지만, 이후 해외에서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하는 등의 소식이 알려지며 반등해 4주 만에 8.9%p가 뛰었다.
같은 기간 전체 응답자의 52.1%까지 치솟았던 부정적 평가(잘못하고 있다)가 44.7%(매우 잘못함 31.6%, 잘못하는 편 13.0%)로 7.4%p가 떨어졌다. 문 대통령 집권 3년차에서 기록한 부정평가로는 가장 낮았던 46.2%(19년 12월 1주차)보다도 낮았다. ‘잘 모르겠다’며 답변을 유보한 이들은 2.1%였다.
이처럼 긍정적 변화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에서 나타났다. 특히 대구·경북(TK) 지역의 경우 직전조사결과(3월4주차)에서 28.6%(부정67.1%)였던 지지율이 38.7%(부정 59.3%)로 10.1%p가 급등하며 증가세를 견인했다. 심지어 대전·세종·충청에서의 지지율은 39.8%(부정 54.9%)에서 58.1%(부정 41.1%)로 무려 18.3%p가 급등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이밖에 광주·전라에서의 지지율이 73.1%(부정 22.2%)에서 78.8%(부정 16.5%)로 5.7%p, 강원·제주가 44.2%(부정 46.7%)에서 49.6%(부정 43.8%)로 5.4%p, 부산·울산·경남이 42.6%(부정 53.8%)에서 44.9%(부정 54.1%)로 2.3%p가 증가했다. 경기·인천에서의 지지율은 55.0%에서 변화 없이 부정평가만 43.1%에서 44.1%로 1.0%p 높아졌다. 지역 중에서는 서울에서만 지지율이 53.2%(부정 44.2%)에서 49.8%(부정 47.1%)로 3.4%p가 낮아졌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긍정 42.1%→42.0%, 부정 54.5%→54.4%)에서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40대(긍정 49.9%→65.9%, 부정 47.3%→32.4%)와 50대(긍정 45.9%→53.4%, 부정 49.9%→44.6%)에서의 지지율이 크게 올랐다. 반대로 20대(만18~29세)와 30대에서는 각각 1.5%p(긍정 58.0%→56.5%, 부정 38.0%→42.6%)와 5.0%p(긍정 58.6%→53.6%, 부정 38.5%→45.2%)의 지지율 하락이 관측됐다.
한편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대를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정당에 대한 지지율은 큰 폭의 변화는 확인되지 않았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의 경우 35.0%로 3월 4주차 조사결과와 변화가 없었다.
다만 지역별로는 광주·전라(47.0%→57.1%)와 대전·세종·충청(27.3%→32.7%), 강원·제주(26.7%→28.2%), 대구·경북(18.3%→21.8%)에서의 지지율이 증가하고, 서울(41.7%→36.5%)과 경기·인천(40.7%→39.1%), 부산·울산·경남(25.6%→22.9%)에서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미래통합당의 지지율은 30.7%에서 28.7%로 2.0%p가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대전·세종·충남이 37.9%에서 22.7%로 15.2%p 급락했고, 광주·전라에서도 13.0%에서 7.1%로 5.9%p가 줄어들며 지지율을 끌어내렸다. 심지어 대구·경북에서조차 2.3%p(39.5%→37.2%)가 줄었다. 반면 부산·울산·경남에서의 지지율이 38.5%에서 44.1%로 5.6%p가 올라 하락폭을 좁혔다.
연령별로는 민주당을 향한 20대(43.1%→38.0%, 5.1%p)와 30대(42.2%→38.5%, 3.7%p)의 부정적 기류 확산에도 불구하고 40대(37.2%→45.9%, 8.7%p)에서의 긍정적 평가가 이를 상쇄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통합당은 30대(23.8%→29.2%, 5.4%p)가 그 역할을 일부 했지만 전반적인 부정적 기류확산에 40대(30.8%→21.3%, 9.5%p)의 변심을 완전히 저지하지는 못했다.
이외 정당들의 지지율 변화에서 눈에 띄는 점은 중위권의 다툼이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직전 조사에서 6.8%를 기록하며 3위인 정의당을 밀어내고 순위에 올라섰던 국민의당의 지지율이 4.8%로 떨어지며 5위로 내려갔다. 반대로 정의당은 6.1%에서 6.6%로 0.5%p 지지율 상승이 있었지만, 열린민주당이 2.1%p(5.9%→8.0%)를 확보하며 3위로 등극해 4위에 머물렀다.
이밖에 친박신당은 3.1%에서 3.2%로 우리공화당은 전주까지 자유공화당이 얻었던 2.3%보다 0.1%p가 늘어난 2.4%, 민중당은 1.0%에서 2.0%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다만 거대양당을 제외한 의석수가 가장 많은 민생당의 지지율은 1.7%에서 0.8%p가 더 떨어져 0.9%로 1% 지지율마저 지키지 못한 양상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무당층(없음, 잘모름)은 5.3%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쿠키뉴스와 조원씨앤아이가 공동으로 ARS 여론조사(유선전화 15%+휴대전화 85% RDD 방식, 성,연령,지역별 비례할당무작위추출)를 실시한 결과이며, 표본수는 1000명(총 접촉성공 3만6036명, 응답률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보다 자세한 개요 및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오차보정방법 : [림가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값 부여(2020년 2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기준)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