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5G 첫 돌...성과도 크지만 갈 길도 멀다 

세계 최초 5G 첫 돌...성과도 크지만 갈 길도 멀다 

상용화 10개월만에 5G 가입자 500만명 돌파 

기사승인 2020-04-03 05:00:00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4월 3일은 세계 최초로 개통한 5G의 첫 돌이다. 정확히 1년 전인 지난해 4월 3일 오후 늦은 11시에 통신 3사는 세계 최초 5G를 상용화하며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로 대표되는 5G 시대의 첫 삽을 떴다. 

지난 2월에는 상용화 10개월만에 5G 가입자 500만명을 세계 최초로 돌파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월말 현재 5G 가입자는 SK텔레콤 240만명(44.9%), KT 162만명(30.3%), LG유플러스 133만명(24.8%)순으로 총 536만699명을 기록했다.

통신 3사가 지난해 500만명 돌파를 목표했던 데 비하면 약간 늦었지만, 전세계를 휩쓴 코로나 여파를 고려하면 오히려 선방한 셈이라고 볼 수도 있다.

5G 1년 대한 평가는 갈린다.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전자기업과 통신사는 다양한 유무형의 혜택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5G 소비자들로부터는 세계 최초지만 세계 최고의 품질은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 '세계 최초' 수식어 어떻게?...통신-전자업계 준비와 정부의 적극적 지원

'5G 세계 최초'를 달기 위해 국내 통신사들은 지난한 준비 기간을 거쳤다. 통신3사는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한몫했다. 

정부는 국내 통신사를 통한 5G 도입에 민첩하게 대응했다. 2018년 6월에 주파수 경매를 계획 대비 1년 앞당겨 실시했고, 같은해 10월에는 5G 장비·단말에 대한 전파 인증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은 2018년 12월 1일 세계 최초로 5G 전파를 발사하고, 모바일 라우터 기반 B2B 상용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어 '세계 최초' 타이틀을 노리는 미국 호라이즌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2019년 4월 3일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 5G 서비스를 상용화할 수 있었다. 

정부는 5G 상용화 직후부터 추경으로 230억원을 편성하는 등 3400억여원을 투입했고, 올해는 65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통신사들도 5G 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은 2조9200억원, KT 3조2568억원, LG유플러스는 2조6085억원을 5G 시설에 투자했다. 올해도 5G 시설 투자는 지속될 예정이다. 또 통신3사의 5G 기지국은 2월까지 전국 85개시에서 약 10만9000국을 구축했다. 가입자수와 기지국수 모두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세계 최초 5G를 개통한 글로벌 통신사로 우뚝 섰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에서 높은 입지를 구축하며 각국을 대표하는 이통사에 5G 기술을 전수하거나 수출하며 교류 기회도 크게 늘렸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5G를 탑재한 갤럭시S10 단말기를 출시한 기업이 되었으며, 듀얼스크린과 폴더블 스마트폰 및 5G 태블릿 등이 쏟아져나오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기에 5G 장비업체로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3강에서 노키아를 누르고 3위로 진입했다.

올해는 일본이 5G를 도입하는 등 5G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5G 경험이 있는 국내 통신사들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통신3사는 5G 기술 중 하나인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등을 세계 각국의 통신사들과 실험하는 등 적극적으로 5G 확산에 나서고 있다.

◇ 소비자 쓴소리는 개선 사항..."비싼데 비싼 값 못 한다"

이처럼 5G는 국내 통신사와 전자 기업에는 '세계 최초'라는 명예와 영광을 안겨주었지만, 최초이니만큼 아직 부족한 부분도 여전히 있다. 특히 소비자 대상의 서비스 품질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 

사실 5G는 B2C의 소비자 편의보다도 B2B 접목과 기술 혁신을 위해 도입된 공급자 중심의 통신기술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확실하게 4G와의 차별점을 못 느끼고 있다.

이미 '5G 요금제는 비싼데 비싼 몫을 못 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팽배한 시점이다. 

현재 시점에서 이통사가 제공하는 5G 가장 저렴한 요금제는 월 5만5000원으로 여타 요금제에 비해 비싼 편이다. 여기에 데이터 무제한을 선택하면 요금이 월 8만원대로 훌쩍 올라간다. 

가격이 비싼데 비해 품질 서비스는 4G LTE(롱텀에볼루션)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히려 빌딩 등에 들어가면 5G가 잘 터지지 않는다는 불평이 나온다. 5G가 계속 끊기고 LTE로 넘어가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5G는 고주파의 특성상 파장이 짧아 4G보다 기지국을 더 많이 만들어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또 4G 주파수보다 실내 투과율이 낮아 실내에서 사용 시 5G가 잡히지 않는 경우가 왕왕 있다. 특히 실내 기지국 설치의 경우 빌딩 소유자의 협조가 필요해 더욱 까다롭다. 

통신사가 구축한 10만개 수준의 기지국 수는 LTE 기지국 수 87만개에 턱없이 못 미치고 있어 통신품질 저하는 넘어야 할 산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 상반기 5G 품질평가를 실시하며 통신 품질을 본격 점검하기로 했다. 

통신사들은 5G 기지국을 더 많이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공항, 백화점, 대형쇼핑몰은 물론 중소형 빌딩까지 총 2000여개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전국 유동인구 밀집지역과 교통 요충지, 대학가에 5G 클러스터 70곳을 구축하기도 했다. 

LG유플러스도 전국 85개시 인구밀집지역에 약 7만5000개의 5G 기지국을 확보했다. 특히 유동인구가 많이 몰리는 도심지역과 해수욕장 및 리조트에 커버리지를 넓혔다. 

◇ 체감 가능한 킬러 콘텐츠 확충도 절실...클라우드 게임과 VR 서비스 등

게임·실감콘텐츠 등 킬러 콘텐츠 육성도 시급하다. 5G여야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아야 5G 사용자들이 만족감을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5G 실감서비스와 새로운 통신 경험이 관건이다.

먼저 끊김 없이 즐길 수 있는 5G 대용량 게임 도입이 과제로 꼽힌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협업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현재는 시범 서비스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92종의 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혼합현실 콘텐츠 제작 시설인 '점프 스튜디오'도 오픈한다. VR이나 AR 서비스를 만드는 기간과 비용을 줄여 실감 미디어의 대중화를 꾀하겠다는 포부다. 

KT도 개인형 VR 서비스인 슈퍼 VR을 이용해 실감콘텐츠 라인업을 키워갈 예정이다. 3월부터는 8K VR 스트리밍 서비스를 선보이며 생생한 VR 경험을 전달한다.

KT는 NS홈쇼핑과 AR 쇼핑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하며 실제 매장이나 상품을 사용하는 상황에 있는 것과 같은 현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LG유플러스도 콘텐츠 및 기술개발에 5년간 2조6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AR 교육 콘텐츠와 VR 게임 서비스를 도입한다. 

사용자가 직접 AR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능을 강화하고 AR기술을 이용한 아바타로 회의를 할 수 있는 증강현실 협업 플랫폼을 미국 스타트업 '스페이셜'과 함께 개발한다. 3D AR 영어동화 서비스인 U+ 아이들생생도서관도 권수를 300권까지 늘린다.

◇ 아직 개화 전인 5G B2B... 통신3사, 신사업 기회 늘린다 

B2B 사업도 아직 갈 길이 멀다. SK텔레콤은 전국 12곳에 모바일 엣지 컴퓨팅(MEC) 거점을 구축하고 기업 등이 근거리에서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카 등의 사업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계획이다. 아마존AWS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전국 단위 '5G 엣지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대표적으로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에 프라이빗 5G 네트워크를 구축, 5G 스마트 팩토리를 시험하고 있다. 5G 네트워크에 AI 영상분석, AR 등 최신 ICT 기술을 접목한다. 

여기에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한 '스마트 발전소'로 실시간 댐 영상 감시, 원격 수위 감시, 현장상황 공유 시스템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함께하는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에도 5G ADAS(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인 '로드러너'를 적용한다. 

KT도 '기업 전용 5G'를 구축해 올초 삼성서울병원과 5G 스마트 혁신병원을 구축했다. 기업전용 5G는 허가된 사용자만 접속이 가능하며 보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병리 진단보다 5G 디지털 병리 진단은 기존 방식보다 시간을 단축했다. 병원 내 병리과 사무실에서도 장당 4GB 수준의 고용량 병리 데이터 조회가 가능해져 의료서비스 질을 높인다. 

5G를 이용한 싱크캠으로 원격 수술 교육도 가능해진다. 여기에 수술실 자율주행 운반 로봇은 의료폐기물을 자동으로 처리하도록 해 안전성과 청결성을 높였다. 

LG유플러스는 B2B 부문에서 '선 없는 공장'을 목표로 5G 스마트팩토리를 국내 공장에 먼저 구축해 실증단계로 이어간다. 모빌리티에서도 5G 자율주행 기술을 더욱 고도화시켜 사업기회 확장에 나선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과 함께하는 스마트드론 관제 영상서비스도 5G 통신망 연동을 완료하고, 이후 구축된 서비스를 활용해 드론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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