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긴급지원금’ 재검토… 방향은, 원점회귀? 원안사수?

‘재난긴급지원금’ 재검토… 방향은, 원점회귀? 원안사수?

여·야 일괄지급 한 ‘목소리’에도 확인된 건 정부의 지급의지뿐

기사승인 2020-04-06 19:03:47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정부가 제안한 ‘재난긴급지원금’ 지급방식과 범위가 전면 재검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진보·보수를 막론한 야당들을 물론 논의에 참여한 집권여당까지 정부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일괄지급’ 방식으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선별지원방침을 고수해온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5일 대국민 브리핑을 열고 ‘1인당 5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 일괄 지급을 제안했다. 지급시기도, 대상도, 기준도, 방식도 문제가 있어 전향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신속한 집행을 위한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 명령권’ 발동과 2020년 예산 재편성을 통한 25조원 상당의 필요재원 마련계획까지 제시했다.

신세돈 통합당 비상경제대책위 부위원장은 6일 오전 현안브리핑을 통해 황 대표의 제안에 대한 보충설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신 부위원장은 “재난지원금을 건보료 기준 하위 70%만 준다는 해괴한 기준을 내놓은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차선책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안 마련에 동의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입장을 선회하며 거들고 나섰다. 이인영 원내대표은 6일 자신의 사회연결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여야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한다면 정부 역시 지체 없이 수용하리라 기대한다”며 보편적 지급으로 전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해찬 당 대표도 이날 부산에서 가진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지역·소득·계층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을 국가가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지급제한기준을 삭제한 일괄지급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총선이 끝나는 대로 면밀히 검토해서”라며 즉각적인 지원입장은 아니라는 단서를 달았다.

◆너도 나도 ‘내 덕’ 자평… 구체적 지급방안은 ‘아직’ = 민주당의 ‘긴급재난지원금 전국민 일괄지급’ 입장발표에 정치권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전했다. 모두가 앞서 자신들이 주장한 방식이 관철됐다는 자평도 함께였다. 당장 민생당 유성엽 공동대표는 “뒤늦게라도 민주당이 당정 합의를 바로잡은 것에 대해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민생당이 제시한 합리적 정책제안이 받아들여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장정숙 원내대표는 “코로나19로 국민들은 불편을 감수하고 의료인과 공무원은 밤낮없이 헌신하고 있는데 국회는 장외설만만, 정부와 청와대는 국민적 혼란만 가중시켰다. 국민들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원금이 배부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나서야한다”며 긴급 원내대표 회동을 제안했다.

통합당도 “미래통합당의 제안에 따라, 재난지원금 지급을 전 국민에게 확대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결정을 우선 환영한다”며 “더불어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청와대와 정부를 설득해 총선 전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 후 앞서 제안했던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명령권’ 활용을 거듭 촉구했다.

심지어 김우석 상근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여전히 ‘총선이후 지급’을 고집하는 것은 그들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결국 생색만 내고 총선이 끝나면 나몰라라하는 과거의 행태를 답습하지는 않을까 국민들은 불안할 것”이라며 “거짓공약에 중독될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아픔을 함께하는 진짜 집권당의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총선 전 지급을 독려하기도 했다.

한술 더 떠 정의당은 “오늘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소득과 관계없이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정의당이 계속해서 요청했던 바”라면서도 “정부 방침이 발표된 후 사후적으로 지급 대상 확대를 제안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국민 개인당 100만원 지급’을 다시금 내놨다.

한편 정부는 일련의 요구에 따라 지난 3월 납부한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에게 40만원부터 100만원까지 가구원 수에 따라 차등 지급하기로 했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이 전면 재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통령 주재 수·보회의 또한 갑작스레 취소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정치권에 따르면 그 방안이 앞서 발표한 내용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예상되는 변화는 소득 하위 70%로 제한했던 지급대상만 전국민으로 확대되는 것뿐이다. 이에 기준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책위 관계자는 “당은 지난 주말 긴급재난지원금 전 국민 확대 입장을 결정해 정부에 뜻을 전달했다”며 “정부는 일단 ‘소득하위 70%’ 지급 기준으로 추경안을 제출하면, 국회 심사 과정에서 여야 합의를 통해 3~4조원을 증액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귀띔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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