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여론조사] 文정부 3년… 국민 절반, 살림살이 ‘악화’ 호소

[쿠키뉴스 여론조사] 文정부 3년… 국민 절반, 살림살이 ‘악화’ 호소

“물가, 세금부담 오르고 체감경기 떨어진다” 전반적으로 인식하지만, 정치성향별 편차도 존재해

기사승인 2020-04-08 05:00:0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이 말은 2002년 제16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로 대권에 도전했던 권영길 후보가 어려워진 현실, 팍팍한 삶을 정부정책의 문제로 돌리며 던진 한 마디다. 그렇다면 18년이 지나 4·15 총선을 앞두고 있는 국민들은 어떤 심정일까.

쿠키뉴스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센터가 지난 6일과 7일 양일간 전국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250명을 대상으로 문재인 정부 집권 3년간 체감경기와 물가, 세금부담 등 국민들이 느끼는 살림살이의 변화를 물었다.

그 결과 살림살이가 ‘좋아졌다’고 긍정적 반응을 보인 이들은 전체 응답자의 26.8%에 불과했다. 반대로 ‘나빠졌다’는 답은 44.4%로 긍정적 답변의 1.6배가 넘었다.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며 ‘비슷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27.2%로 긍정적 답변자들과 비슷한 비중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단순히 ‘부정적 인식이 긍정적 인식보다 1.6배 많았다’로 설명하기엔 좀 더 심각해 보인다. 응답을 보다 세부적으로 나눴을 때 ‘(과거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응답은 10.6%, ‘조금 좋아졌다’는 응답은 16.2%였다. 반면 ‘훨씬 나빠졌다’는 응답은 31.0%, ‘조금 나빠졌다’는 응답은 13.4%로 부정적인 방향으로 치우치는 모습이었다.

특기할 점은 응답자 개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경기변화를 체감하는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답한 이들의 경우 ‘살림살이가 좋아졌다’는 응답은 47.4%에 달했다. 그러나 보수층은 ‘좋아졌다’는 응답이 10.9%에 그쳤다. 역으로 ‘나빠졌다’고 답한 이들은 72.8%에 육박했다.

그리고 이 같은 경향은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답변에서도 유사하게 도출됐다. ‘현 정부 들어 장바구니 물가는 어떻게 느끼느냐’는 질문에 ‘올랐다’는 부정적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59.1%(매우 올랐다 26.0%, 조금 올랐다 33.1%)로 과반을 넘었다. 이와 달리 ‘떨어졌다’는 응답은 6.0%(매우 떨어졌다. 2.9%, 조금 떨어졌다 3.1%)에 그쳤다. ‘비슷하다’는 답은 31.4%였다.

더구나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인식 역시 답변자 개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크게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스로를 ‘진보’라고 답한 이들의 경우 장바구니 물가가 ‘올랐다’는 답변(45.5%)은 ‘비슷하다’는 응답(47.5%)보다 낮았다. 반면 보수 응답자의 69.3%는 ‘올랐다’고, 19.6%는 ‘비슷하다’고 했다.

국민들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살림살이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일련의 변화에는 실생활에서 고정지출로 분류되는 ‘세금’부담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에 대한 부담인식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7.4%는 ‘늘었다’고 답했다. 이들 중 ‘매우 늘었다’고 답한 이들은 32.4%, ‘조금 늘었다’고 답한 이들은 25.0%였다.

하지만 ‘줄었다’고 답한 이들은 전체의 4.8%였고, 이들 중 2.3%가 ‘매우 줄었다’, 2.5%가 ‘조금 줄었다’고 했다. ‘비슷하다’는 응답은 32.0%, ‘잘 모르겠다’고 답변을 유보한 이들은 5.8%를 기록했다. 아울러 답변에서 연령별, 성별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연령이 높아질수록 세금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단 앞서 살림살이나 장바구니 물가에 대한 인식조사에서처럼 세금부담인식에서도 개인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답변에는 차이가 존재했다. 본인을 진보층으로 분류하는 이들의 6.3%는 세금부담이 ‘줄었다’고 했고, ‘늘었다’고 답한 이들은 45.5%로 ‘비슷하다’는 이들(44.6%)와 비슷했다.

이와 달리 본인의 정치적 성향을 ‘보수’로 규정하는 이들의 경우 71.7%가 세금부담이 ‘늘었다’고 답했다. ‘비슷하다’고 답한 이들은 17.9%, ‘줄었다’고 답한 이들은 5.0%로 적었다. 스스로를 ‘중도’라고 답한 이들 중에서 60.6%는 ‘늘었다’고, 33.3%는 ‘비슷하다’고 토로했다. ‘줄었다’는 이들은 3.4%로 가장 적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쿠키뉴스 의뢰로 데이터리서치센터가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무선 80%, 유선 20%)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1%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p다. 림 가중방식은 2020년 1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적용됐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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