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강준만 교수(전북대)가 진보와 보수를 떠나 ‘최선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최선을 다한다는 진보와 보수를 향해 ‘노력하지 않는 게으름 혹은 무책임’이라 비판했다.
강 교수는 그의 저서 ‘쇼핑은 투표보다 중요하다’에서 “최선에 대한 집착은 진보좌파만의 고질병이 아니라 널리 퍼져 있는 미신”이라며 “차선은 엄청난 노력을 요구하지만, 최선은 그저 도덕적 우월감을 갖고 떠들기만 해도 자신이 빛나 보이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그런 게으름 또는 무책임과 결별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기존 정치가 초래한 폐습을 극복하기 위해선 ‘정치적 소비자 운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소비자 운동은 상품 자체의 문제를 떠나, 소비자의 이념적·정치적·윤리적 신념과 결부해 특정 상품의 소비를 거부하거나 지지하는 정치적 행위를 일컫는다.
강 교수는 “정치적 소비자 운동을 중요한 정치 커뮤니케이션 연구 의제로 삼을 것을 제안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진보주의자가 ‘시민’을 앞세워 진보 행세를 하지만 개인적인 삶은 철저히 ‘소비자’, 그것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윤리적인 소비자’로 살고 있는 이중성과 위선을 깨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시민의 소비자화’를 개탄하는 것보다 더욱 시급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문재인 정권도 비판했다.
그는 “촛불집회 덕분에 집권한 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소비자 운동의 수준에나마 상응하는 상도덕을 지켰는가”라며 “‘분열과 갈등의 정치’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끝장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정반대의 방향으로 나아갔다. ‘조국 사태’가 대표적인 증거”라고 비판했다.
강 교수는 문 대통령의 열성지지자들에 대해서도 “한국 민주주의와 진보적 개혁의 소중한 자산”이라면서도 “문제는 이들이 ‘우리 이니’에 관한 문제에선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점”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언급하며 내부 비판을 금기시하는 ‘어용 저널리즘’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유 이사장에 대해 “어용 저널리즘의 선봉에 선 유시민은 민주화가 이뤄질 대로 이뤄진 오늘날에도 그 시절(1984년)의 선악 이분법적 사고 틀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책 출간 이유에 대해 “민생이야말로 소비의 영역임에도 소비를 자본주의의 죄악과 연결시켜 백안시하는 위선과 오만의 수렁에 빠져 있다는 문제 제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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