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개학 첫 날…차분 그리고 기대감?

온라인 개학 첫 날…차분 그리고 기대감?

기사승인 2020-04-09 18:07:40
양현고 이환의 교사가 온라인 개학 첫 날 새학기 첫 조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주=쿠키뉴스] 소인섭 기자 = 이름도 생소한 온라인 개학. 부분 개학 첫 날, 전북지역 교육현장은 대체로 "절망적이지 않다"였다. 학생들은 "대면 수업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교사들을 통해 내놨다.

코로나19 삭풍이 교육현장까지 불고 있는 가운데, 고등학교·중학교 수험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실시한 전북지역 각급 학교는 일부 접속 불량현상이 있었으나 예상보다 적은 혼란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9시 45분 전북혁신도시내에 있는 양현고등학교 3학년 교실. 이환의 담임교사는 학생들을 불러 들여 조회를 하고 있었다. 모니터 속 바둑판 모양에는 간혹 부스스한 머리를 한 학생도 있었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담임에게 드러냈다. 교사는 급장을 향해 "시 보이지?"라며 읽도록 했다. 아마도 시 한 편씩을 읽도록 해 정서발달을 도와왔던 모양이다. 이후 교사는 "처음이어서 힘든 일이 많겠지만 소통하며 온라인 개학을 잘 맞도록 하자"면서 조회를 마쳤다. 이 교사는 온라인상 과목 안내와 성실한 과제 수행 등을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유지은 교사는 온라인 수업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촘촘한 매뉴얼 준비를 강조했다.

이날  '구글 클래스룸'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한다는 유지은 영어 교사는 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매뉴얼이라면서 ‘온라인 수업자료 탑재 및 관리·운영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유 교사는 "고3에 있어 하루하루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질문을 줄일 수 있도록 비대면 수업보다 더욱 매뉴얼을 촘촘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2주간 동영상을 올려 진행해 왔고 비공개 댓글을 통해 소통해왔다는 말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같은 시각 전북여자고등학교. 이 학교는 EBS 콘텐츠를 많이 활용했다. 진행되고 있는 수능 특강을 선택적으로 듣고 공부하도록 했다. '리로스쿨'이란 시스템을 도입해 쌍방향 소통 주문에도 대응하고 있다. 통신문과 전달사항, 과제 등을 이 시스템에 올리게 되는데, 국어 교과목의 경우 이날 오후 중반까지 학생 157명 가운데 5명을 제외하고 모두 과제를 제출했다.
이 학교 수학수업은 문제를 풀어 온라인 시스템에 올리도록 해,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었다. 댓글은 비공개이므로 당사자만 확인할 수 있다.
교사는 교내에 핀 꽃을 찍어 올리는 등 자칫 건조해질 수 있는 영상환경에도 신경을 썼다.

군산동고등학교. 갑작스런 상황은 마찬가지고 준비기간도 짧았지만 온라인 학습 시스템 필요성에 공감한 교사들은 여러 수업 방안을 알고 있으며 잘 대처하고 있다고 이 학교 송영주 교장은 말했다. 이 학교 역시 EBS 수능연계프로그램을 활용하고 비수능과목과 1,2학년은 교사가 직접 동영상을 제작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한 주에 한 번은 쌍방향 소통을 강조했다. 수능연계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자체 사전제작 영상을 제공하더라도 학생과 반드시 소통할 것을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스템을 통해 공통된 질문을 모아 별도로 제작해 올리는 방안도 방법중 하나로 제시됐다. 

수능연계프로그램 등의 경우 동시 접속자가 많아 다음으로 넘어가지 않거나 끊김 현상이 발생했다.
서신중학교는 e스쿨에 접속해 영어 수업을 진행했으나 초기 15분 정도가 지나자 2~3분 가량 먹통이 됐다. 앞서 수능연계프로그램을 들었던 학교 역시 같은 현상에 노출됐다. EBS 수능 프로그램 시간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다.
서신중 교감은 그러나 "이틀간 예행연습을 할 때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지만 동시접속으로 셧다운이란 대혼란을 예상했었다"면서 "하나의 콘텐츠를 지역별 서버를 통해 제공받는 형식이기 때문에 한 차례 어려움이 발생했을 뿐 큰 혼란은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다른 학년이 모두 개학하게 되는 다음주가 문제라고 교사들은 입을 모았다.

김승환 교육감은 양현고 교사들과 가진 자리에서 콘텐트 나눔을 강조했다.

학생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전북여고 수험생 4명가운데 대부분 "빨리 등교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의 일방성에 불만이 많았다.

A양은 "온라인 개학 전 막연히 공부할 때와 달리 과제물을 제출하고 시간표에 맞춰 하니까 좋았다"는 말로 우선 개학을 반기면서도 집단 학습 방식을 선호했다.
B양은 "학교에 나가야 하는 불편은 있지만 피드백하고 필요할 때 즉시 질문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고 C양 역시 제때 질문하지 못하는 불편이 가장 아쉬움으로 꼽았다.
D양은 일방성을 단점으로 꼽으면서도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이 자유롭게 학습을 조율할 수 있는 이런 형태도 좋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익숙지 않은 환경에도 출석과 과제물을 내는데 소홀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대체로 신뢰를 보냈다. 
이 학교 한 교사는 "학생들은 온라인강의를 많이 듣는 것 같아도 주된 학습방식은 면대면 수업이기 때문에 대체로 지금과 같은 형식에 불편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양현교 온라인 개학을 참관한 김승환 교육감은 큰 학교와 작은 학교 간 나눔을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큰 학교는 교사연구회도 가능하지만 작은 학교는 교사 혼자 모든 걸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어려운 여건에 있는 학교를 위해 잘하고 있는 학교들이 함께 나누는 마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개학 첫날에 대해서는 "비교적 차분하게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생님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isso2002@kukinews.com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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