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약 ‘간손상’ 사례 6건…대체제는 폐경상태 만들어

자궁근종약 ‘간손상’ 사례 6건…대체제는 폐경상태 만들어

울리프리스탈 성분 복용 부작용 시 피해구제

기사승인 2020-04-10 04:00: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자궁근종 치료제 ‘울리프리스탈(제품명 이니시아)’이 심각한 간 손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처방·제조 중지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국내에서는 간이식이 필요할 정도의 손상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해당 약물로 인한 부작용 사례가 6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는 해당 성분제제를 복용 중인 경우 대체치료법을 시행할 것을 권고했지만, 대체제로 사용되는 약물은 ‘일시적 폐경’ 상태로 만드는 효과로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 위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 3개월간 1일1회 복용…유럽서 간손상 사례 나와

10일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유럽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울리프리스탈’ 성분제제에서 심각한 간손상 사례가 보고됐다며 환자는 복용을 중단하고 신규 환자에게 처방을 금하는 임시 조치를 내렸다.

또 복용 중단 2~4주 후에도 간기능을 검사하고 간 손상 징후가 있을 경우 즉시 의약전문가에게 알려야 한다고 했다. 간손상 징후는 구역, 구토, 우하륵부(오른쪽 갈비뼈 아래) 통증, 식욕부진, 피로감, 황달, 검은 소변 등이다. PRAC는 평가가 완료되면 추가 정보 및 개정된 권고사항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동일 성분의 응급피임약은 간 손상 우려가 없기 때문에 이번 조치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식약처도 ‘울리프리스탈’ 성분제제의 처방 및 조제를 중단해달라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이를 복용 중이라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약전문가와 대체치료제를 논의해달라고 당부했으며, 간손상의 징후 및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보고하도록 안내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PRAC와 같이 응급피임약(엘라원)은 이번 조치 대상에서 제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자궁근종 치료제는 3개월간 연속적으로 1일 1회 경구 투여하고 응급피임약은 1회 복용하기 때문에 (손상 우려가 적어) 조치 대상에서 제외했다”면서 “국내에서 현재까지 간이식이 필요한 심각한 간 손상 사례는 보고된 바 없고, 유럽의 평가 결과, 국내외 허가현황, 사용실태 등을 종합 검토해 필요한 경우 조치사항을 추가로 안내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 무월경 상태로 만들어 빈혈 치료 효과…간 손상 관련 부작용 6건

국내에서는 해당 제제 복용 후 간 이식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간 손상 사례는 보고된 바 없지만, 간염, sGPT 증가 등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간 손상 관련 이상사례는 6건 정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에 따라 허가사항에도 투여 전‧후 간기능 검사를 실시하도록 반영한 바 있다. 이외에도 안면홍조, 두통 등의 이상증상이 보고됐다.

울리프리스탈 제제는 자궁근종으로 인해 과도하게 발생하는 월경의 양을 줄여 빈혈 문제를 개선하고, 자궁근종 크기를 줄여 추후 수술 치료가 용이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 지난 2012년 유럽에서 자궁근종 치료제로 승인된 이후 약 85만명이 복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은실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이 약물이 처음 도입됐을 때에는 간 손상에 대한 우려가 없었다. 갱년기 증상처럼 안면홍조나 두통 등의 증상이 주로 보고됐다”며 “3개월 투여하고 2개월 쉬었다가 3개월 투여하는 식으로 허가가 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자궁근종이 너무 커서 수술이 어렵고 월경 양이 많아 빈혈이 심한 환자들이 복용할 경우 무월경 상태가 되면서 빈혈 문제가 해결되고, 종양의 볼륨도 50%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 대체제는 기존에 사용하던 호르몬 억제제…골밀도 감소 등 부작용

울리프리스탈 제제의 대체품으로는 기존에 자궁근종 치료체로 사용하던 ‘성선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가 있다. 이는 성선자극호르몬 분비를 억제해 일시적 폐경 상태로 만든다. 이 교수는 “폐경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안면홍조 등의 증상이 울리프리스탈 제제보다 심하게 나타날 수 있고, 장기간 복용 시 골밀도 감소 등의 부작용 문제도 있어 3개월 이상 처방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울리프리스탈 제제가 나오면서 부작용 위험 없이 치료를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이 기존 약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울리프리스탈 제제에 대한 유럽 PRAC의 평가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유럽에서 9월 말경 최종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럽 결과와 국내 현황 등을 종합 검토해야 허가사항 변경 등이 진행될 것”이라면서 “만약 약 사용 후 부작용이 나타난다면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하면 된다. 정상적으로 투여하고, 인과관계 조사 및 심의 후 인과관계를 배제할 수 없는 경우 피해구제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전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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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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