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사라졌다’…코로나19 여파에 발길 돌리는 일반 환자들

‘환자들이 사라졌다’…코로나19 여파에 발길 돌리는 일반 환자들

전문가 “코로나19보다 다른 질병 방치로 인한 사망자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기사승인 2020-04-21 00:15:00

[쿠키뉴스] 서유리 인턴 기자 =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각 병원들이 코로나19 환자들을 우선적으로 수용하면서 심장질환·뇌졸중 등의 일반 응급 환자들이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내 코로나19 최다 감염지인 뉴욕을 포함해 스페인, 영국, 중극 등의 나라에서 코로나19 환자 폭증으로 인해 각 지역의 병원들이 응급실을 ‘코로나19 전문 치료실’로 개조하면서, 심장마비·뇌졸중·맹장염 등의 일반 질환 환자들의 치료가 소홀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의대(MUSC)의 에버트 에릭슨 외상 원장은 의사들이 널리 퍼진 코로나19 감염을 통제하기 위해 싸움터에 뛰어들면서 일상적인 수술과 일반적인 입원은 ‘뒷전’이 되었다고 WP에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상황은 치료 절차에 커다란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심장질환·맹장염 등의 치료가 지체됨에 따라 환자들의 ‘상태 악화’에 대한 우려도 더 커졌다. 에릭슨 원장은 2~3주 전에는 20개의 병상이 있는 자신의 일반 수술실에 맹장염 환자가 겨우 3명밖에 입원하지 않았으나, 현재는 2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그는 “늦은 발병 보고 사례”라고 설명하면서, “현재 입원 중인 맹장염 환자의 70%가 늦은 발병 보고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 안전한 수술을 하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하는 환자들이 현저히 적더라도 대다수의 병원들은 일반 환자들을 퇴원 조치하기도 했다. MUSC는 코로나19 환자들의 급증에 대비해 가능한 모든 환자들을 퇴원시켰으나, 해당 병원에서 코로나19 증상으로 입원한 환자는 10명 안팎에 불과했다고 에릭슨은 전했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세에 따라 ‘일반 증상’환자들의 입원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대다수의 의사들은 이들이 완치했기 때문이 아니라, 병원에 가지 못해 집에서 죽어가고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의 외과의사 존 푸스카스는 “이런 사례들이 더 많이 발생해야 하지만 병원 시스템에서는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라며 “그것은 그들이 집이나 영안실에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전했다.

MUSC 신경혈관외과 원장 알렉스 스피오타도 “우리는 코로나19보다 다른 질병의 방치로 인한 사망자가 더 많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westglass@kukinews.com

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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