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휴식하는 ‘지구’…대기오염 줄고, 도심엔 야생동물

코로나19로 휴식하는 ‘지구’…대기오염 줄고, 도심엔 야생동물

기사승인 2020-04-23 11:23:41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각국의 경제 활동이 봉쇄되면서 역으로 전 세계 공기 청정도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공장이 줄지어 가동을 중단함에 따라 대기 오염도가 떨어져 일시적이긴 하겠지만 전 세계의 공기가 깨끗해졌다고 AP통신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에서 워싱턴에 이르는 지역의 이산화질소는 나사가 2005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깨끗한 상태다.

주로 자동차나 발전소, 산업시설 등의 화석연료 연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질소는 오염 주기가 짧아 오염원이 줄어들면 공기질이 더 빨리 개선된다.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의 수치도 5년 전 3월과 비교해 29% 떨어졌다.

이산화질소 농도가 떨어지는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파리(-45%), 호주 시드니(-38%),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26%),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9%) 등 전 세계 각 도시에서 발생했다.

특히 대기 오염으로 악명이 높은 중국과 인도의 대기질 개선이 두드러진다. 나사 관측소의 한 지도를 보면 지난 2월 중국의 이산화질소 농도가 봉쇄에 들어가기 전인 1월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국 역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농도가 낮아졌다.

지난달 인도 벵갈루루의 이산화질소 수치는 5년 전보다 35% 떨어진 가운데 지난 3일 인도 북부 펀자브 지역의 잘란다르에서는 100마일 이상 떨어진 히말라야산맥의 눈 덮인 정상이 수십 년 만에 육안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산화질소와 스모그, 작은 입자 같은 대기 오염이 연간 7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다는 분석도 있다.

AP는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들면서 야생 동물들이 도심에서 출현하는 사례도 종종 나타난다고 전했다. 코요테가 미국 시카고 도심과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근처를 거니는 모습이 발견됐고, 애리조나의 한 쇼핑센터에서는 돼지처럼 생긴 페커리가 모여있는 모습이 찍혔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퓨마가 거리를 배회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또 호주의 애들레이드에서는 캥거루 한 마리가 거의 텅 빈 시내를 뛰어다니는 영상을 경찰이 공유했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는 도심 공원에 한 무리의 자칼 떼가 나타나기도 했다.

듀크대의 환경보호 과학자인 스튜어드 핌은 “인간이 침범당한 게 아니다. 야생동물은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며 “많은 동물은 사람 옆에 잘 오지 않는다. 인간이 집에 머물 때 그곳으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바다거북관리단의 데이비드 고드프리 단장은 “불빛과 사람에게서 떨어져 있어 올해 인도에서부터 코스타리카, 플로리다에 이르기까지 바다거북의 둥지가 훨씬 더 좋아 보인다”며 “인간에게 상당히 재앙적인 시간이 야생동물에게는 일종의 밝은 희망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학자들도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인다. 일례로 스탠퍼드우즈 환경연구소의 크리스 필드 소장은 많은 사람이 바깥출입을 못 하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생태학적 변화를 평가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모았다.

이탈리아 정부는 바다의 변화를 탐사하기 위해 해양 탐험대와 협력하고 있다.

필드 소장은 AP에 “우리는 여러 면에서 지구 시스템을 기진맥진하게 했다”며 “이제 지구의 반응이 어떨지 볼 수 있다”고 말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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