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허리끈 졸라매는 건설사들…임원진 연봉 반납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

코로나에 허리끈 졸라매는 건설사들…임원진 연봉 반납 등 비상경영체제 돌입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대응 마련 시급"

기사승인 2020-04-29 05:00:00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경제위기 우려가 날로 커짐에 따라 건설사들이 임원진 임금을 반납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하나둘 들어가기 시작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3개월간(4~6월) 임원 전원이 연봉 20%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오는 6월까지 3개월간 급여 50%를, 롯데지주 임원들은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키로 결정했다. 이에 롯데건설도 지주에 이어 임원급 연봉을 반납키로 결정한 것.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는 지난해 총 12억1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롯데건설은 전 사내이사인 신동빈 회장에게는 퇴직금을 포함해 12억100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한화건설도 이미 임원 36명이 급여 20%를 자진 반납한 상태다. 앞서 한화와 한화솔루션·한화호텔&리조트·한화손해보험·한화생명 등 한화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도 임원 급여를 10~20%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무기한으로 급여의 20%를 반납키로 한 건설사들도 있다. 현대가의 건설사들이 그러하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임원수는 각각 100여명, 50여명이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전 계열사 임원 연봉을 20% 일괄 삭감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조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말 전 계열사에 유동성 확보 지시를 내린 바 있다.

건설사 내부에서도 연봉 삭감으로 아쉬운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지만 업계의 고통 분담을 위해 내어놓겠다는 분위기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연봉 반납으로 인해 승진 전 연봉으로 돌아가서 매우 아쉬워하는 분위기지만, 코로나로 인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도 “일반 직원들 연봉을 줄이지 않은 게 어디냐”면서도 “상황이 상황인 만큼 임원진들이 이러한 결정을 통해 회사가 어느 정도 버텨주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가 건설업계에 미친 영향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내놓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건설산업 영향과 대응방안’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건설투자는 3%, 해외수주는 2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해외건설에서 더욱 크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동, 아시아 지역 등에서 해외건설 수주가 지연되거나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시장인 중동의 경우 유가 급락으로 발주 상황이 더욱 부정적이라는 평가다.

또 국내외 건설 현장에서 공기 지연, 원가 상승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건설사의 재무 리스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부채 비율이 높아 올 4분기까지 건설경기가 계속 악화할 경우 한계상황에 직면하는 건설기업이 7000여개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실제 현재 해외사업을 수행 중인 건설기업, 설계 및 엔지니어링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와 설문조사에서 응답 기업들은 코로나19의 확산이 해외건설사업 수행에 ‘심각’ 또는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평가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이 해외에서 국내 건설기업이 수행 중인 사업과 착공 예정 사업, 수주 영업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의 대응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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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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