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푸드 시장은 커졌지만…입맛 쓴 국내 기업들

펫푸드 시장은 커졌지만…입맛 쓴 국내 기업들

기사승인 2020-05-05 04:00:00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거듭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시장에 진출했지만, 수입 브랜드의 높은 벽만 절감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 규모는 약 1조원으로, 2012년 2500억원에서 불과 8년 사이 300% 가까이 늘었다. 

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른바 ‘펫펨족’이 늘어난 데다 이들이 소비하는 양육비 역시 큰 폭으로 상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2006년 월 평균 73만원 정도였던 1인 가구의 반려동물 지출비용은 2016년 104만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153만6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국내 반려동물 사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은 쓴 입맛을 다시고 있다. 시장 성장세를 보고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뛰어들었지만, 수입 브랜드의 벽을 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동원F&B는 2014년 ‘뉴트리플랜’을 선보이고 올해까지 1000억원의 연매출 달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현재 2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에 동원F&B는 글로벌 펫푸드 기업 캐나다 ‘뉴트람’과 태국 ‘CP그룹’ 등과의 제휴를 통해 신제품 다양화에 나선다.

하림은 400억원을 투자해 충남 공주에 펫푸드 전용 공장을 설립했다.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점을 강조한 ‘더 리얼’을 출시하면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림펫푸드는 출시 첫 해인 2017년 2억원에서 이듬해인 2018년 23억원의 매출을 내며 10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103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진출 당시보다 5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그러나 지난해 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사료 수입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5년 1억1032만 달러였던 개 사료 수입액은 지난해 1억6129만 달러로 46.2%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양이 사료 수입액도 3762만 달러에서 8072만 달러로 114.5% 늘어났다. 글로벌 업체의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이 통계상 국내로 잡히는 점을 감안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이는 로열캐닌과 시저 등 수입 브랜드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훌쩍 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기업의 경우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의 채널을 통해 펫푸드를 판매하는 구조다. 

반면 기존 수입 브랜드들은 동물병원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구성해왔기 때문에 점유율을 빼앗아 오기 쉽지 않다. 판매 채널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소규모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점유율이 높은 수입 브랜드를 위주로 매대를 꾸미는 탓에 경쟁은 더욱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이 펫푸드를 론칭한지 길게는 7년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수입 브랜드의 벽은 높다”면서 “이는 반려동물의 입맛 등의 이유로 한 번 결정한 사료를 잘 바꾸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해외 브랜드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만큼 동일한 품질과 가격으로는 점유율을 뺏어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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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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