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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최근 강북종합시장 재개발사업을 총괄하는 강북종합시장주식회사는 분양을 앞두고 걱정이 크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심사를 진행한 결과 터무니없는 금액이 분양가로 책정됐기 때문이다. 해당 분양가를 받아들이면 사업자 입장에선 수백억원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업자는 어떻게 해당 가격이 나올 수 있었는지 이의를 제기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영업비밀”이란 말 뿐이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조합도 지난해부터 HUG와 적정 분양가를 놓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조합은 HUG가 제시한 분양가 산정 기준의 타당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둔촌주공아파트는 4600가구의 대규모 단지임에도 불구하고, 100가구도 채 안 되는 인근 단지의 분양가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형인 두 사례는 HUG라는 분양보증 기관의 ‘깜깜이 심사’와 ‘고무줄 심사’ 논란이다. 부동산업계에서 이같은 분양보증에 대한 하소연은 비단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HUG의 분양보증과 이와 관련된 논란에 대해 알아봤다.
◇허그? 포옹? 뭐 하는 데야?=HUG에 대해 알아보기 이전에 우선 알아야 할 개념이 바로 ‘분양보증’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30가구 이상의 주택을 선분양(건물을 짓기 전에 분양하는 것)하려면 HUG의 분양보증을 받아야 한다. 분양보증 없이는 분양을 진행할 수가 없다.
분양보증이란 분양사업자가 보증기관에 분양가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내고 보험을 드는 제도를 의미한다. 사업자가 파산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게 될 경우, 보증기관이 주택분양의 이행 또는 납부한 계약금과 중도금의 환금을 책임져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다. 사업자는 분양보증이 승인돼야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고, 원활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분양보증을 받을 땐 주택도시기금법 제16조에 따라 HUG 또는 보험업법 제2조26호에 따른 보험회사 중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정하는 보험회사에서 받도록 돼 있다. 그동안 국토부장관이 분양보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보험회사를 지정한 적은 없다. 이에 따라 분양보증 업무는 HUG가 독점하고 있는 것.
◇그게 문제야? 국영사업도 있지 않나?=업계는 가장 큰 문제로 HUG가 해당 권력을 이용해 분양 가격을 지나치게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현재 HUG는 보증리스크를 관리한다는 명분으로 서울, 과천 등의 지역을 고분양가 관리지역으로 지정해, 분양보증 전에 분양가 심사를 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분양가 산정 기준을 정해 놓고, 사업자들에게 그 안에서 분양가를 정하게 하는 것. 만약 이를 초과한다면 분양보증이 불가해 실질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가 없게 된다.
여기에 해당 분양가 산정 심사는 ‘깜깜이’로 이뤄지고 있다. 사업자들은 책정된 분양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도, HUG 측은 ‘내부지침에 따른 심사라 공개가 불가능하다. 분양가를 낮추던지 사업을 하지 말던지 선택하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업계는 “국가가 시장에 과하게 개입한다” “비슷한 위치인데도 어디는 놓고 어디는 낮고. 명확한 기준을 모르겠다” “분양 보증 시장을 개방해 경쟁체제 도입하라” 등의 불만을 호소하고 있다.
◇그렇게 문제라면 바뀔 법도 한데?=분양보증 업무의 독점 체제 개선 논란은 2008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독점 체제인 주택분양보증사업자인 HUG 이외 다른 보증보험회사를 추가 지정할 수 있도록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했다.
그러나 추가 지정은 없었다. 오히려 2015년 7월 HUG를 공사로 전환하면서 독점 체제는 더욱 굳어졌다.
예컨대 2017년에는 HUG가 갑자기 분양보증 업무를 중단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시기를 대거 미루는 상황도 연출됐다. 업계는 “HUG가 당시 조정대상지역의 분양권 전매 금지 방안을 담은 6·19부동산대책을 앞두고 대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분양보증 발급을 중단했다”며 “정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권한을 남용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이 계속되는 논란에 공정거래위원회는 2017년 7월 HUG의 분양보증 독점 구조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국토교통부와 주택분양보증 업무를 수행할 보험회사를 3년 내 추가 지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HUG의 분양보증 독점 권한은 바뀌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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