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 냉증 체질이 더 심해

[한방의숨결]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 냉증 체질이 더 심해

기사승인 2020-06-05 18:47:06

#냉증 체질로 인한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직장 여성 박모(29) 씨는 누가 봐도 눈길이 쏠릴 만큼 화사한 미모를 지녔지만, 이제는 고질병처럼 돼 버린 콧병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무렵부터 환절기만 되면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재채기가 발작적으로 터져서다. 알레르기 비염이다.

남들이 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일지 모르지만 정작 철철이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겪어야 하는 본인의 고충이나 불편은 극심했다. 환절기마다 젊은 여성이 콧물을 흘리며 재채기를 연발하니 누가 봐도 안타까운 상황이다.

자세히 진찰을 해보니 그녀의 비염 증상은 냉증 체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판단됐다. 이 경우 겉으로 드러난 비염 증상만 치료해서는 병의 뿌리를 남겨둔 채 이파리만 잘라내는 격이다. 치료를 받을 때만 낫는 듯 하다가 약을 끊거나 환절기가 다시 돌아오면 어김없이 재발하기 일쑤이다.

냉증에서 비롯된 비염은 냉증 체질을 같이 개선해주어야 한다. 비염의 뿌리인 냉증 체질을 개선하는 치료를 병행해야 원천적으로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을 소홀히 한 탓에 냉증 타입의 여성들 중에는 비단 알레르기 비염이 아니더라도 생리불순, 생리통, 요통, 저혈압 등 다른 병들을 합병,고생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코 알레르기로 괴로워하는 환자들 중 80% 이상이 냉증 체질의 소유자고, 이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이 동반된 것으로 밝혀졌다. 즉 냉증인 여성은 코 알레르기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냉증은 어떤 여성들에게 잘 나타나는 것일까? 필자의 임상경험에 따르면 좀 마른 체형에 지적으로 생긴 여성들, 특히 얼굴이 하얗고 정돈된 미인형이 많다.

왜 굳이 마른 체형이 알레르기 비염에 약할까? 그것은 뚱뚱한 체형일 경우 지방이 많아 비교적 추위에 강한 편이지만, 좀 마른 타입은 지방이 적어 추위를 잘 타고 그만큼 냉증에 걸리기도 쉽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실제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여성들은 비교적 추위에 약한데다 감기에도 자주 걸리며, 항상 따뜻하게 난방이 된 곳만을 쫓아다니고 차가운 곳은 가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마실 것도 차가운 음료는 싫어하며 따뜻한 차를 선호한다.

이런 냉증 여성의 몸에 손을 대보면 촉감이 아주 차갑게 느껴진다. 생리를 할 때 배가 많이 아프거나 허리 통증을 많이 느끼는 것도 냉증 때문이다. 기혼자인 경우 유산이나 조산을 자주 하는 경향도 있다. 저혈압도 많아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저녁에는 늦게까지 깨어 있는 야행성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한방에선 이런 냉증 여성에게 나타나는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할 때 전통 한약처방 '소청룡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일부 약재를 가미하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소청룡탕은 마황, 작약, 말린 생강, 오미자, 감초 등으로 적절히 혼합해 조제하는 약처방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데 효과가 있다. 필자는 여기에 부자나 목련꽃 봉오리(신이화) 등을 첨가해 체질개선 및 비염증상 퇴치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다.

앞서 사례로 든 박모씨도 4개월 여 한약 복용 후 알레르기 비염은 물론 손발이 찬 냉증이 완전히 가시게 되었다. 개인 맞춤 한방 치료를 받으면, 당장의 병 증세는 물론 몸 전체가 좋아지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하겠다.

최근 날씨가 급격히 더워지면서 냉방기를 가동하는 곳이 늘고, 그만큼 실내외의 온도차이가 큰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몸이 찬 여성들은 두통, 몸살과 같은 냉방병 증상뿐만 아니라 기존의 냉증에서 비롯된 비염 증상이 또 다시 악화되기 쉬운 시기여서 주의가 필요하다. 과도한 냉방과 심각한 실내와 온도차이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심화시키거나 재발을 부르는 위험인자이기 때문이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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