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진호의 경제톡톡]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 ‘언택트 경제학’ 이야기

[금진호의 경제톡톡]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 ‘언택트 경제학’ 이야기

기사승인 2020-06-15 10:52:13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의 일상에 대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확산하면서 소비자들은 언트(untact)에 대한 눈을 뜨기 시작했고 편리성과 함께 언택트의 다양성을 경험하고 있다. 언택트는 코로나19 이전에도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로 바뀐 게 아니라 언택트로 바뀌는 과정에 코로나가 기름을 부어버린 격이 되었다. 특히 코로나19의 조기 종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며 경제와 사회, 문화, 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확실성이 가미된 코로나 뉴노멀이 가속페달을 밟고 있는 모양새다. 뉴노멀이란 본래 경제학에서 사용됐던 용어로, 대변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표준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데, 지난주 미국의 나스닥은 장중 연고점을 돌파했고, 이는 IT 기반의 언택 관련 주식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 

최근에 사용되는 언택트 뉴노멀은 경제학적인 의미보다는 주로 코로나19로 인한 사회변화를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는 추세다. 언택트 비즈니스, 언택트 마케팅으로 이야기하는 언택트 뉴노멀은 소비문화와 홈코노미, 온라인 시장의 확대 등이 이슈다. 최근의 코로나 뉴노멀의 가장 큰 특징은 이미 많은 이들이 느끼는 것처럼 경제활동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속히 넘어가는 추세다.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던 일들이 자연스럽게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기업이나 소비자 등 모두에게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의 핵심인 비대면, 비접촉 트렌드는 온라인으로 수요를 폭발시켰다. 아침에 눈을 뜨면 현관문 앞에는 전날 마켓컬리에서 주문해 놓은 생필품들이 '샛별 배송'돼 있고, 유명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맛볼 수 있는 맛집들의 요리를 집에서 간단히 '밀키트(요리에 필요한 식재료, 양념, 조리법을 세트로 제공하는 제품)'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림이나 네일아트 등을 인터넷 강의로 제공하는 전문 '취미 공유 플랫폼' 등이 등장하는 것만 확인해도 디지털 전환의 사례를 짐작할 수 있다. 또 콘서트나 공연 등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거나 온라인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코로나19를 겪으며 소비자들에게도 새로운 변화로 자리 잡았다. 

직장인의 재택근무 역시 새로운 비즈니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SK그룹의 경우 최근 회사로 출근하지 말고 가까운 오피스로 출근하라고 할 정도이며 카카오톡이나 사내 메신저로 팀장과 업무를 시작한다. 식사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단히 시켜 먹고, 일과 후에는 영화관 대신 안방에서 넷플릭스에서 최신 개봉 영화를 본다. 이렇듯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문화는 일상 속으로 깊숙이 스며들었고 그 이후의 사회적 문화를 준비하여야 한다. 자기중심적이며 인간관계를 태생적으로 질색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이런 흐름을 반기고 익숙해한다. 

이제 모든 길은 온라인으로 통한다. 발품이 필요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 모든 일상이 손가락 끝에서 편하게 이뤄진다. 귀찮게 사람과 이런저런 대화를 할 필요가 없다. 불만 사항이 있으면 메신저에 남긴다. 그동안에도 언택트 이코노미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져 왔지만 모바일 IT 기기의 급속한 발달과 5G 통신망의 인프라가 우수한 한국은 자연스럽게 언택트 소비로 이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급속히 확대된 언택트 경제가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비대면 소비 확산의 터닝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코로나 사태가 없었어도 언택트 현상은 늘어나는 추세였지만 그 방향과 속도가 빨라진 것이다. 앞으로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중장기적으로 온라인 중심의 근무 방식, 문화콘텐츠 소비 등 전방위적인 변화가 일 것이다. 이제 기업의 언택트는 단순히 비대면 시스템이나 언택트 마케팅의 확장이 아니라 오프라인 중심의 대면 사업과 온라인 중심의 언택트 사업이 새롭게 융합되는 4차산업혁명 사업의 비즈니스로 진화할 것이다.

금진호(목원대학교 겸임교수/한국연금개발원 연구위원)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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