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지난 2018년 9·19 평양공동선언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 남북경협 사업의 재개에 적극적으로 호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고위직들은 ‘청와대 참모들이 의지가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용 전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대북전달 살포 금지 및 4대 공동선언 비준 동의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9·19 평양공동선언 비화에 대해 밝혔다. 신 전 회장은 당시 특별수행원 신분으로 문재인 대통령, 기업인 등과 함께 방북했다.
신 전 회장은 “2018년 방북 후 좋은 분위기가 계속됐을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며 “때 지난 이야기를 하게 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신 전 회장이 방북 관련 비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신 전 회장에 따르면 북한 측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의 재개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2018년 9월18일 남측 경제인들과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의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청와대 한 수석이 한반도 경제구상을 말하자 리 부총리는 “하던 것부터 하자”며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사업 등으로 이야기를 돌렸다.
신 전 회장은 다음날인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김 부위원장을 비롯해 리선권 당시 조평통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당시 북측 인사들은 “개성공단 시설물 관리를 북측에서 잘하고 있다” “언제든 문이 열려 있으니 들어오라” “남측에서 (개성공단 관련)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회장은 “이들의 공통적인 불만은 문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한데 참모들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남측에서는 개성공단 관련 경협 등이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도 토로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적극적이었다는 언급이 나왔다. 신 전 회장은 “백두산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 내외에게 ‘개성공단을 열어주면 우리 기업인들이 지키겠다’고 말했다”며 “두 내외가 파안대소하며 손뼉을 쳤다. 시설물 관리가 잘 되고 있으니 우리만 들어오면 된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신 전 회장은 “정부에 요구한다. 북한은 보건 협력이나 개별관광을 원치 않는다. 이제라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눈치 보지 않고 해야 한다”며 “북측도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시설물 점검을 위한 방북을 받아 달라”고 촉구했다.
개성공단 기업의 방북을 수차례 거절해오던 정부는 지난해 5월 방북을 첫 승인했다. 그러나 북한 측에서 이에 응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이후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는 북미관계가 경색되며 함께 삐걱이기 시작했다. 북한은 지난 9일 남북을 잇는 모든 통신 연락망을 차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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