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적인 폭우로 수해 피해를 호소하는 국민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부 공직자들이 술을 찾거나 야유회에 참석해 춤을 추는 등 부적절한 언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 후보 등 당의원 40여명은 지난 22일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충남 예산의 수해 지역을 방문해 피해 복구 활동에 참여했지만, 김 후보는 자원봉사를 하던 중 “술 한잔하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JTBC에 따르면 김 후보는 전날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충남 예산군 삽교읍을 찾아 피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던 중 수마가 휩쓸고 가 난장판이 된 집 안에서 담금주를 들고나오며 “술 한잔하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
수해 피해자로 보이는 주민이 “네?”라고 되물었지만 김 후보는 “술은 멀쩡한데 버리려고 그러네. 이 술은 먹어도 되겠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피해 현장의 물건을 분류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일각에서는 수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당사자들 앞에서 꺼내기 부적절한 발언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쓰레기 더미에서 쓸만 한 물건을 솎아내려고 하다가 “버리라”는 말을 여러 차례 들었다. 김 후보는 더미에서 나온 장화, 마대(자루) 등을 보고서도 “이런 건 써도 안될까”라는 등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앞서 백경현 구리시장도 전날인 22일 공무원들이 비상근무중인 상황에서 야유회 행사에 참석해 춤을 추고 노래를 불른 영상이 공개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백 시장은 구리시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지난 20일 강원 홍천군의 한 식당에서 열린 야유회에 참석해 마이크를 들고 사람들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공개된 영상 속 식당 현수막에는 ‘하계 야유회’라고 적혔으며, 테이블에는 술병이 놓여 있었다.
백 시장은 이날 오전 9시30분 자신의 이름으로 ‘폭우 피해를 재난상황실 등에 신고해 달라’는 문자 메시지를 구리 시민들에게 보내기도 했다. 백 시장은 같은 날 성명을 통해 “경기북부 일대 쏟아진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시민 불안이 컸다. 이런 상황에 지역 단체의 관외 야유회에 참석하는 신중하지 못한 결정을 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전국 234곳(약 38만㎡) 이상의 축산 농가가 침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악취·부패·해충 등 2차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 16일부터 20일까지 총 누적 강수량은 산청 793.5㎜, 합천 699.0㎜, 광양 617.5㎜, 서산 578.3㎜, 광주 527.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