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국회 불가피… 통합, 원구성 보이콧 선언

‘반쪽’ 국회 불가피… 통합, 원구성 보이콧 선언

주호영, “1당 독주 못 막아 송구”… 장외투쟁 배제한 견제의 정치 약속

기사승인 2020-06-15 12:41:48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상임위원장 선출 등 국회 원 구성을 위해 오늘(15일) 오후 2시에 열리기로 했던 본회의가 연기될 조짐이다. 미래통합당이 본회의 불참을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15일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다시 만나 국회 원 구성을 위한 최종 협상을 시도했지만 의견조율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후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힘의 우위를 정의라 강변하는 민주당의 행태로 의회독재, 일당독재의 문이 강제로 열려한다”며 민주당과 박 의장,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향한 날선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국회가 국회다울 수 있게 최소한의 견제 장치 하나를 남겨두자는 것이 어찌 무리한 요구냐”면서 “21대 국회 원구성 협상은 처음부터 협상이 아니라 협박이었다. 민주당은 제헌 국회부터 내려온 협치의 전통을 무참히 짓밟았다”고 민주당의 행태를 먼저 꼬집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서도 “다수당의 일방적 독주와 횡포를 조장하고, 소수당에 대한 배려와 상호 존중의 정신을 파기한 것 아니냐”면서 “11대7의 원칙을 기본으로 가져가겠다고 하셨지만 상생과 협치가 물 건너간 상황에서 일방적 국회 운영에 동의할 수 없다. 7개 자리도 모두 포기하겠다. 3선 중진의원들의 뜻이며 통합당 의원 모두의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민주당과 집권세력이 대한민국 헌정사에 오명을 남길 폭거를 기어코 자행하겠다고, 조금 전 저에게 최종 통보했다”면서 “대통령 임기가 이제 채 2년도 남아 있지 않았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협치로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 마음도 이제 접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협상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 (하지만) 통합당은 거대여당의 강압적 국회운영에 굴복하지 않겠다. 상호존중이 결여된 그 어떤 협상에도 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거대여당의 오만과 독선, 국민만이 멈출 수 있다. 힘을 모아달라”고 사과와 호소의 말을 함께 전했다.

나아가 “청와대와 집권 여당에 충고한다”며 “다수의 힘으로 야당을 밀어붙이고 가는 것이 쉬워 보이겠지만, 결국 ‘승자의 저주’, ‘독재의 저주’, ‘권력의 저주’에 빠질 것이다. 집권세력은 폭주열차처럼 내달리다가 스스로 탈선해 무너질 것”이라고 혹평했다.

다만 주 원내대표는 통합당의 비협조를 원 구성과 관련된 사안으로 한정하며 장외투쟁과 같이 국회를 멈추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장외투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협상 단절은 원구성과 관련된 것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통합당 의원들은 국회의원으로서의 직무를 포기하지 않고 정부의 감시·견제·비판이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래통합당의 대화단절과 본회의 불참선언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협상과정 및 안건에 대한 논의를 위해 오후 1시30분으로 예정했던 의원총회를 오후 5시30분으로 연기하며 통합당의 대응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국회 또한 당초 2시로 예정됐던 본회의도 이에 따라 예정시간을 공지하지 않고 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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