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단체 “정부, 코로나19 관련 의료 행위에 대해 정당한 대가 지급하라”

의사단체 “정부, 코로나19 관련 의료 행위에 대해 정당한 대가 지급하라”

기사승인 2020-06-16 17:38:17

[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와 관련한 의료행위에 대해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는 성명을 16일 발표했다.

올해 1월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을 시작으로 2월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가, 현재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2차 대유행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대구 및 경북지역의 의료진들은 살인적인 노동 강도와 열악한 지원 등으로 인해 번아웃(burn-out) 상태에 빠졌고, 이러한 의료진들의 번아웃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서 점차 전국으로 번져가고 있는데, 정당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일부 대형병원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고, 이는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해 코로나19 입원환자를 치료하는 병원,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호흡기 안심 진료소를 운영하는 병원 등 코로나19 관련 업무를 하는 병원들도 마찬가지라고 이들은 밝혔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의료기관들의 경영난으로 인해 코로나19 환자 검사 및 치료에 투입되는 의료진도 검체 채취 행위에 대한 정당한 보상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이러한 열악한 환경은 앞으로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의료기관 방문자 수가 감소하고 있어 이로 인한 경영 악화는 예상이 되었던 부분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입원 환자를 치료하거나 선별진료소 운영을 통해 코로나19 의심자들에 대한 검사 및 진료를 하면서 비교적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는 병원들마저도 경영 악화가 일반 병원들과 다르지 않다는 점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에는 훨씬 많은 인력과 장비 및 시설이 필요하여 비용이 많이 드는 데에 반해서, 받을 수 있는 수가는 1만원 전후의 진찰료가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민안심병원’이라는 제도를 만들어 이에 선정된 병원의 경우는 코로나19 환자 관련 진찰 시 2만원 가량의 감염 예방관리료만을 더 받을 수 있게 해놓았다”며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설 등을 고려했을 때 이 금액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이마저도 국민안심병원에 지정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정부는 감염 예방 관리료 이외에 선별진료소 격리 관리료도 산정해 놓았지만, 이를 만족하는 시설 및 환자 기준이 까다롭고 한정돼 대부분의 선별진료소에서는 격리 관리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안심병원’의 유지 조건이 까다롭고,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적자가 발생해 현재 안심병원을 반납하는 병원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민안심병원 지정 의료기관의 상황도 이렇게 힘들다는 것을 감안하면, 국민안심병원에 지정되지 않은 의료기관의 상황은 더욱 열악할 것. 15만원의 코로나19 검사 비용도 자체 검사를 시행하는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고는 외부 수탁업체에 검사를 전량 의뢰하고 있는데, 현재 수가 구조상 의료기관의 검체 채취 및 관리에 대한 행위료가 따로 산정되어 있지 않아서 검체를 외부 수탁업체로 보내는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아무런 수익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환자의 진료 및 검사를 시행하는 의료진들은 자신도 감염될 수 있는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환자 진료와 검사에는 위험수당을 더해서 수가 가산이 이뤄져야 한다. 또 코로나19 호흡기 검체와 같은 고위험 검체 채취와 관리에 대한 행위 수가 신설로 검사를 외부 수탁업체에 맡기는 의료기관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정부에 코로나19와 관련된 의료 행위에 대해 정당한 수가를 지급하고, 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입은 보건의료인들과 의료기관에 대한 현실적인 보상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는 바”라며 “의료진들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덕분에 챌린지’가 아니라 현실적인 지원과 보상이라는 점을 정부는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nswreal@kukinews.com / 사진=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노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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