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다케다 18개 의약품 확보했지만... 아태시장 영업 전략은 ‘아직’

셀트리온, 다케다 18개 의약품 확보했지만... 아태시장 영업 전략은 ‘아직’

셀트리온 "기대감" vs 한국 다케다 "기사 보고 매각 알아... 당혹"

기사승인 2020-06-17 00:00:12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셀트리온과 한국 다케다 사이의 ‘빅딜’을 둘러싸고 기대감과 당혹감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지난 11일 셀트리온은 다케다제약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제품군에 대한 권리 자산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셀트리온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태국 ▲대만 ▲홍콩 ▲마카오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호주 등 9개국 시장에서 판매 중인 전문의약품·일반의약품 브랜드 18개 제품의 특허·상표·판매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셀트리온이 인수하는 제품군은 전문의약품 12개, 일반의약품 6개다. 이에 대해 다케다가 납부받을 인수 대금은 총 3324억 원. 전문의약품은 우선 당뇨병 치료제 ▲‘네시나’ ▲‘액토스’ ▲‘베이슨’ 등이다. 또 고혈압 치료제인 ‘이달비’와 '마디핀‘ 등 국내에서도 인지도 있는 품목이 포함됐다.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품목으로는 ▲치매 치료제 'Ubretid'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치료제 'Condyline' ▲기립성 저혈압 치료제 'Gutron' ▲당뇨병 치료제 'Zafatek' ▲'Blopress' ▲수면제 'Rozerem' ▲항생제 'Doribax' 등. 

또 일반의약품은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알러지비염 치료제 '화이투벤' 경구제 ▲'화이투벤' 나잘 스프레이 ▲구내염 치료제 '알보칠' 등이 셀트리온의 수중에 떨어졌다. 해외에서 판매 중인 ▲제산제 'Magesto' ▲비타민B 보조제 'Nevramin' ▲비타민D·칼슘 보조제 'Calcichew' 등도 이번에 셀트리온이 확보한 제품들이다.

이들 18개 품목의 가치는 상당하다. 2018년 한해동안 아태지역에서 이들 품목들의 총 매출은 약 1억4000만달러(1700억원)에 달했다. 셀트리온은 올해 4사분기 안에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당분간 다케다 측 제조사를 활용하다가 기술이전을 거쳐 셀트리온의 생산시설로 옮겨올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이번 인수에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회사 관계자는 “인수 품목 가운데 신약인 네시나는 오는 2026년, 이달비는 2027년까지 물질 특허가 유지된다”며 “제네릭 출시 이전까지 안정적인 매출이 보장된 품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수를 통해 바이오뿐 아니라 케미칼 분야도 성장시켜 종합제약사로 자리잡는 다는 것이 회사 목표”라고 덧붙였다.

다만, 구체적인 계약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관계자는 “4분기 말까지 계약을 완료한다는 것 외에는 현재로서는 밝힐 수 있는 정보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사가 계약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작년부터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정확한 시기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만 말했다. 이어 기술이전 계약에 대해서는 “장기 계획의 매우 초기 단계라는 정도만 밝힐 수 있다”고 전했다.

관심이 쏠리는 부분은 셀트리온이 새롭게 확보한 품목들을 어떻게 아태시장에서 영업하느냐는 것이다. 취재를 종합하면 셀트리온의 영업 전략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앞선 관계자는 “앞으로 인수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차차 구체적인 영업 전략과 마케팅 방침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다케다제약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케다 본사 측에서 셀트리온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한국다케다제약 관계자는 “계약 체결 당일인 11일 기사를 보고 권리 자산 매각 결정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본사의 매각 발표 소식을 담은 보도자료를 이날 밤 9시를 넘겨 국내 언론사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본사로부터 매각되는 품목의 구체적인 명단도 받지 못했다”며 “회사 측도 계속해서 기사를 보고 (매각 관련 정보를) 알게 되는 상황이라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법인이 계약 주체가 아닌 만큼, 본사에서 가이드가 오는 대로 따를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