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공급을 위한 연구·생산시설 내실화가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감염병 X를 대하는 원헬스 전략'토론회에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이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국내에 바이러스 처리가 가능한 연구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내에 관련된 연구시설 70여곳이 있지만 90%는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근화 한양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매개체 전파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연구에는 생물안전등급 3 이상의 실험시설이 필요하다. 그러나 본 시설의 설립 및 관리에 있어 고가의 유지비가 요구된다. 민간기관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생물안전 3등급 연구시설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이 감염 위험이 있는 미생물을 다루는 특수연구 실험실을 말한다.
실제 국내에서 운영되는 생물안전 3등급 이상의 시설은 2019년 기준 69곳으로 소수 연구기관과 대학에 한정되어있다. 대학과 공공기관, 의료기관이 운영하는 시설이 각각 11곳, 51곳 , 5곳이고, 민간기관 운영 시설은 2곳 뿐이다.
이마저도 전체의 90% 이상은 실제 가동되지 않고 있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국내에 70여곳의 3등급 연구시설이 있다고 하지만 원활히 운영되는 곳은 10%밖에 안 된다"며 "많은 후보물질을 동시에 시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이들 연구자들이 이야기하는 실험시설 확충은 비단 코로나19사태 뿐만 아니라 향후 발생할 신종감염병X에 대한 대비태세이기도 하다.
이 교수는 "많은 연구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공공시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정부 주도의 공공 생물안전등급 3등급 실험시설이 체계적으로 운영되어 연구자들에게 제공된다면 우리나라가 매개체 전파 인수공통 감염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서 세계선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태순 테라젠바이오 대표도 "코로나19의 장기화 및 향후 추가 발생 우려가 있는 유사바이러스 감염증에 대비하기 위한 백신 개발을 위해서는 전임상 및 임상시험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과 바이러스 처리 가능 실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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