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보이스피싱’···나도 모르는 새 범죄에 가담될 수도

날이 갈수록 진화하는 ‘보이스피싱’···나도 모르는 새 범죄에 가담될 수도

기사승인 2020-06-18 14:36:18

[부산=쿠키뉴스] 윤요섭 기자 = 부산에서 한 보이스피싱 조직이 제3자를 이용해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회수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날이 갈수록 복잡하고 정교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나도 모르는 새 보이스피싱에 가담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A 씨는 본인 계좌로 2300만 원이 입금됐다는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곧바로 그에게 걸려온 전화에서 보이스피싱범은 자신을 은행 대출 담당자라고 소개하며 이체 실수로 A 씨에게 돈을 보냈으니 돌려달라는 말을 했다.

범인은 A 씨에게 현금을 준비해 자신이 보낸 직원에게 전달하라고 당부하면서, 업무 처리를 위해 자신이 보낸 메시지 링크를 통해 앱을 다운받아 실행하라고 요구했다.

다행히 A 씨는 계좌 입출금 명세서를 확인하던 중 보이스피싱범이 밝힌 소속 은행과 자신의 계좌에 입금한 은행이 다름을 발견하고, 곧바로 자신 휴대폰에 설치한 앱을 삭제한 뒤 경찰과 해당 은행에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현장 검거를 위해 A 씨와 함께 접선 장소에 도착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범인이 보낸 앱은 휴대폰 원격 조작과 관련된 것”이라며 “A 씨가 앱을 삭제하자 낌새를 눈치채고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 계좌에 입금된 2300만 원은 창원에 사는 또 다른 피싱 피해자인 B 씨가 보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범인의 말대로 A 씨가 현금을 전달했다면 A 씨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었다”며 “A 씨가 계좌 입출금 명세를 꼼꼼히 확인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A 씨는 당분간 2300만 원을 입금받은 계좌를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사실상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연루돼 조사 기간 동안에 계좌를 동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A 씨는 “이번 일로 상당한 불편을 겪었지만, 보이스피싱 피해를 방지해서 다행”이라면서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ysy051@kukinews.com

윤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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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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