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서 목 졸라 살해한 여친을 자살로 위장시킨 40대 징역 20년 선고

모텔서 목 졸라 살해한 여친을 자살로 위장시킨 40대 징역 20년 선고

기사승인 2020-06-18 17:04:01

[순천=쿠키뉴스] 전송겸 기자 =평소 알고 지내던 30대 여성을 모텔에서 목 졸라 실신시킨 뒤 착화탄을 피워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40대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송백현)는 18일 오후 2시 순천지원 316호 형사중법정에서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A(44)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징역 20년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중대 범죄 인데 피고인의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집착상태에서 계획적 살인이 의심된다"면서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목숨을 잃게 한 것은 죄질이 좋지 못하며, 나중에 성장해서 알게 될 자녀들이 겪게 될 정신적 고통은 상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의 엄벌 요구와 용서를 받지 못한 점, 반성문을 제출하면서도 사건에 대한 진지한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상황만을 대변하고 있는 점 등이 안타깝다"면서 "피고인은 동반자살하려 했다고 주장하지만 피해자는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1995년 도주차량으로 집행유예를 받은 것과 벌금형 외에 다른 범죄가 없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보여 양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6년 11월 29일 부산의 한 모텔에서 함께 투숙한 여성 B씨(당시 38세)가 '헤어지자'고 말한 데 격분해 B씨를 폭행하고 목 졸라 실신시킨 뒤 차에 싣고 다니던 착화탄을 피워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범행 이틀 뒤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졌다. 부검 결과 일산화탄소 중독과 장간막 출혈 등 상처가 드러나면서 살해당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B씨가 숨지자 A씨의 범행을 의심한 검찰은 집중 수사에 나섰으나, "함께 자살을 기도했는데 여성만 사망했다"는 A씨의 주장에 따른 증거가 부족해 3년 가까이 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졌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지난해 9월 전면 재수사를 벌여 법의학 자문, 개선된 화질의 CCTV 확인,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 분석 등을 통해 A씨가 피해자를 폭행해 실신시킨 후 자살로 위장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검찰에서 "동반 자살 시도였으며, 살해하지 않았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A씨 가족들은 이날 공판에서 변호사 선임을 통해 선고기일 연기를 요구했으나 재판부는 7월 2일 구속 기간 만료 후 재판을 더 진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pontneuf@kukinews.com

전송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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