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십니까] '목 졸라 기절시키고 장농에 감금'…데이트 폭력 청원

[동의하십니까] '목 졸라 기절시키고 장농에 감금'…데이트 폭력 청원

기사승인 2020-06-23 05:35:00

[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여동생이 가까스로 탈출해서 곧바로 경찰서에 신고하지 못했다면 아마 죽었을 겁니다”

남자친구에 의해 여러 차례 데이트폭력을 당했다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생이 죽기 직전까지 데이트폭력을 당했다’는 글이 21일 게재됐습니다. 청원인은 “동생이 데이트 폭력으로 얼굴 코뼈가 부러지고 광대뼈가 함몰된 상태”라면서 “가해자는 예전부터 말을 안 들으면 폭행했었고, 헤어지자 할 때마다 본인 손을 자해해 사진을 찍어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청원인에 따르면 가해자는 ‘가족들을 칼로 찔러 죽일 것’이라는 잦은 협박과 더불어 동생을 감금시키고 한 달 가까이 폭행을 일삼았다고 하는데요. 성관계를 거부하면 목을 졸라 기절시키고 외출 시에는 팔, 다리를 묶어 장롱에 가두는 등 잔혹하고 엽기적인 범행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청원인은 “현재 유치장에 있는 가해자는 감옥에서 벌을 받아도 다시 나와 살인을 저지를 사람”이라면서 “집행유예나 솜방망이 처벌이 아닌 엄벌에 처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게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데이트폭력과 관련된 청원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친누나가 데이트폭력에 무참히 살해당했다’며 도움을 호소하는 청원이 올라왔었는데요. 피해 여성의 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2019년 1월 사랑하는 저희 누나가 28살 꽃다운 나이에 억울하게 가족의 곁을 떠났다”며 “가해자는 누나를 지속해서 괴롭혀온 전 남자친구로, 데이트 폭력이 지속되다가 결국 가해자가 평소 소지하고 있던 칼에 무참히 살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원인은 “누나가 몇 번이고 헤어지려 했으나 ‘너뿐만 아니라, 너의 친구들까지도 모조리 찾아 죽이겠다’는 말에 도망칠 수 없었다”고 말했죠. 2018년에도 이별을 요구한 여자친구를 때리고 옷을 벗긴 채 자신의 집에 끌고 가 다시 폭행한 남성과 관련해 엄벌을 촉구하는 청원이 게재되어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데이트 폭력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9년 상반기까지 총 3만3325명이 데이트폭력으로 검거됐습니다. 이는 연평균 9521명, 매일 평균 26명이 검거된 수치입니다. 지역별 현황을 보면 서울이 8628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 7167명, 인천 2799명, 부산 및 경남이 각 1907명 순이었습니다. 데이트 폭력 유형은 폭력·상해, 체포·감금·협박, 살인, 성폭력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접근금지 및 피해자 신변 보호 조치 등 피해자 지원 강화, 사법경찰관리 현장 파견 및 가해자 격리조치 등 데이트폭력 범죄에 강력 대응할 법안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데이트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안’이 발의됐지만, 심의도 거치지 못한 채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됐습니다. 20대 국회에서 재발의되었지만, 현재까지도 데이트폭력을 강력 처벌할 법적 근거는 없는 상황입니다. 

매번 되풀이되는 범죄를 언제까지 지켜보고 있어야 할까요. 이미 법안 필요성에 대한 여론의 지지와 사회적 관심은 모였는데 말이죠. 

여러분은 청원에 동의하십니까.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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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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