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어 폭염에 장마 덮친다…식품위생 신경써야

코로나19 이어 폭염에 장마 덮친다…식품위생 신경써야

바이러스성 장관감염증·식중독균 발생 이어져

기사승인 2020-06-23 03:00: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여름철로 접어들면서 음식물 섭취를 통한 감염병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폭염과 장마가 이어지는 날씨에는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의 감염병 표본감시 주간소식지를 보면, 2020년 24주차(6월7일~13일)에 발생한 바이러스성 장관감염증 환자는 60명으로, 로타바이러스 32명, 노로바이러스 26명으로 집계됐다. 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로타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과 물을 섭취했거나, 환자 접촉을 통해 사람 간 전파가 가능한 감염병이다.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이란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위장관염인데, 어린이집, 유치원, 학교, 사회복지시설 등 집단 시설에서 집단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주요 원인병원체 중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연중 내내 발생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1~2일 안에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그 외 복통, 오한, 발열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2∼3일간 지속된 후 저절로 호전된다. 다만 영아, 노인, 면역저하자 등 일부에서는 수분이 충분히 보충되지 않으면 탈수증이 나타날 수 있다.

같은 기간 세균성 장관감염증 환자는 221명으로, 캄필로박터균 98명,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 81명 발생했다. 이들은 대표적인 여름철 식중독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14년~2018년 식중독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6~8월 식중독 발생은 연간 평균 113건(전체 563건)이며, 전체 식중독 환자의 평균 40%가 이 기간에 발생했다. 

최근 3년간 전국 식중독 현황을 보면 캄필로박터균 식중독의 경우 43%가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캄필로박터균’은 공기에 노출되면 사멸하는 식중독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지만 닭고기에서는 2주까지 생존한다. 캄필로박터균은 산소 농도가 낮은 환경(산소 5%)에서 잘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반균은 닭고기에서 약 3일 동안 생존하지만 호기내성 캄필로박터균은 2주 동안 살아남을 수 있다. 때문에 여름철 보양식으로 꼽히는 삼계탕, 채소류 등의 교차오염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닭고기 취급에 주의가 필요하다.

클로스트리듐 퍼프린젠스는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잘 자라며 열에 강한 포자(균의 씨앗) 생성과정에서 만들어진 독소가 식중독을 유발한다. 퍼프린젠스의 포자는 100℃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고, 60℃이하에서 깨어나 증식한다. 산소와 접촉면이 적도록 많은 음식을 한 번에 조리하거나 조리된 음식을 상온에 방치하는 경우 잘 발생하며, 대개 묽은 설사나 복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난다. 식약처의 최근 5년간(2015~2019년) 발생 현황을 보면, 4월부터 6월까지 총 87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총 환자 수 1744명의 50.4%가 집중된 수치이다.

최근에는 장출혈성대장균 집단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 질본에 따르면, 경기도 안산시 소재 유치원에서 지난 18일 장출혈성대장균감염병 환자가 확인된 후 현재까지 12명의 환자가 보고됐다. 이 유치원은 등원을 중지하고, 유증상자 79명을 포함한 재원 중인 모든 원아, 교사, 조리종사자에 대한 진단검사와 환경 및 보존식 검사를 실시했으며 역학조사를 시행하는 등 감염 경로를 파악 중에 있다.

제주시 소재 어린이집에서도 5월 중순부터 6월 10일까지 총 8명의 환자가(6명의 원아, 2명의 확진 원아 가족) 보고된 바 있다. 장출혈성대장균 감염증은 제대로 익히지 않은 소고기나 오염된 식품이나 물 등을 통해 감염되며, 주로 6~9월에 걸쳐 발생한다. 감염 시 심한 경련성 복통, 오심, 구토, 미열 등과 설사가 동반되고, 설사는 수양성에서 혈성 설사까지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 증상은 5~7일 이내 대체로 호전되지만 용혈성요독증후군 등 합병증이 나타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

어패류 섭취 시에는 비브리오 식중독을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발생한 장염비브리오 환자(597명)의 95%가 수온이 상승하는 여름철(7~9월)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주요 발생지는 음식점이었으며, 오염된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고 구토, 복통 및 설사 등의 증상을 보였다.

장염비브리오는 바닷물에 생존하는 식중독균으로, 연안 해역의 바닷물, 갯벌, 어패류에서 주로 검출된다. 여름철 따뜻한 바닷물에서 증식한 장염비브리오균이 생선, 조개, 오징어 등의 표피, 아가미, 내장 등에 부착해, 이를 섭취한 사람에게 식중독을 일으킨다. 바닷물 온도가 15℃ 이상이 되면 증식을 시작하며, 20~37℃에서 매우 빠르게 증식해 3~4시간 만에 100만배로 증가한다. 오염된 어패류를 날로 먹거나 상처 난 피부에 오염된 바닷물이 닿으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식품위생이다. 1분 정도 끓는 물에서는 대부분의 미생물이 사멸되기 때문에 식수로는 반드시 끓였거나 생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식사를 준비하거나 설거지할 때, 손을 씻거나 칫솔질할 때에도 반드시 안전한 물, 소독된 물을 사용해야 한다.

음식물과 조리과정에 대한 주의가 또한 매우 중요하므로 되도록 음식물은 충분히 가열해 섭취하며, 조리한 음식은 오래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보관된 음식은 75℃에서 재가열한 후 섭취하고, 조리음식을 냉각할 땐 차가운 물이나 얼음을 채운 싱크대에 올려놓고 산소가 골고루 들어갈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저어서 냉각해야 한다. 설사 증상이나 손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조리를 하면 안 된다.

캔에 담긴 음식의 경우라도 캔이 열렸거나 손상이 되었거나 부풀어 올라있으면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 특히 단전된 냉장고에 들어 있던 음식물, 고기, 생선, 계란, 채소 등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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