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대통령의 의중인가, 추미애의 항명인가”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는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진 전 교수는 “대통령이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을 만난 자리에서 두 기관의 협력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추미애 장관은 대통령 말씀을 무시하고 친문 강성파들을 겨냥해 지금 자기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을 황운하에게 맡기겠답니다. 무슨 뜻일까요? 초선의원이 검찰개혁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건지. 현직 대통령이 버젓이 있는데, 차기 검찰총장의 임명권을 자기가 행사하겠다는 얘긴가요?”라고 비난했다.
이어 “대통령이 협력하라는 얘기 듣고 나와서 바로 검찰총장에게 사퇴압력을 가합니다. 왜 그럴까요? 두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는 그게 실제로 대통령의 뜻에 따른 행동일 가능성입니다. 즉, 대통령이 겉으로는 검찰과 법무부의 협력을 주문하며 검찰총장에 대한 신임을 아직 거두지 않은 척 하지만, 속으로는 총장이 이쯤에서 스스로 알아서 물러나기를 바라고 있다는 겁니다”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만약에 이것이라면 대통령이 정직하지 못한 겁니다. 총장을 아직도 신임한다면, 그가 임기 동안 정치적 방해를 받지 않고 수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줘야 합니다. 그의 칼이 너무 날카로워 같이 가기 부담스럽다면, 그를 즉각 해임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떠안으면 됩니다. 그럼 국민들은 권력의 비리가 정권을 위태롭게 할 수준이라고 생각하게 되겠죠”라고 전했다.
진 전 교수는 “다른 하나는 그게 대통령의 뜻이 아니라 차기대권을 노리는 추미애 장관의 돌발행동일 가능성입니다. 이분이 좀 아스트랄 한 데가 있잖아요. 당 대표 돼서 전두환 예방하려고 했던 거 생각해 보세요. 이 경우라면 대통령이 사실상 내부에서 레임덕에 빠진 거죠. 장관이 대통령 지시를 바로 무시하는 행동을 한 것이거든요. 하긴, 초선의원이 감히 대통령이 임명한 총장을 향해 물러나라 하는 판이니”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일단 정부 부처 내에 갈등과 알력이 있으면 대통령이 해결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통령의 말빨이 아예 먹히지를 않습니다. 대통령의 발언 전후의 상황을 비교해 보세요. 상황에 아무 변화가 없거든요. 영이 서지 않는 상황이죠. 이러니 자꾸 ‘의전대통령’처럼 느껴지는 겁니다. 자기들이 임명한 총장을 자기들이 흔드는 자중지란. 이 자체가 국정이 혼란에 빠졌다는 걸 의미하겠죠”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선거개입 사건에 연루된 이에게 검찰개혁을 맡긴답니다. 최강욱은 자기가 국사범이나 되는 양 우스대지만 실은 가짜 증명서나 내주는 잡범이고, 선거개입 한 이들이야말로 헌정질서를 허문 국사범이죠. 그런 이에게 검찰을 맡길 거라면 이춘재 데려다가 경찰총장 시키고, N번방 애들 데려다 여가부 장관 시키고, 박상학 데려다가 통일부 장관 시키고, 유재수는 감사원장, 이철은 금감원장 시키세요”라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언제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 검사라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세우더니, 이제 와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내치려 합니다. 아마 자기들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보죠. 비리에 손대지 못하게 손발 다 잘라 놓고, 뭐가 부족해서 집단으로 조 짜서 인민재판까지 벌이는지. 그러니 서울지검장이 벌써부터 총장 행세를 하잖아요. 이게 나라입니까?”라며 “어느 나라 법무부장관이 대통령 친구, 시장 만들어 주려고 선거개입하다 걸린 자들 뒤치닥거리나 해 주던가요. 안기부도 아니고, 총장 내치려고 배후도 불투명한 사람들 손잡고 이상한 공작이나 벌이고. 이게 몇 번째입니까? 사기전과자나 사기성 농후한 이들을 증인으로 내세워 여론몰이 하는 거. 패턴이 빤히 보여요. 이건 정권의 품격의 문제입니다. 룸펜정권도 아니고...”라고 비난했다.
진 전 교수는 “국가가 대학 총학생회냐. 그때 8, 90년대 운동권 애들이 총학에서 하던 짓을 다시 보는 느낌이에요. 아무튼 대통령이 추미애 장관을 자제시키든지, 아니면 해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분이 쓸데 없이 국정에 혼란을 일으키고, 대통령의 메시지를 혼동시키고 있거든요. 이분, 사상 최악의 법무부장관으로 기록될 겁니다. ‘어쭈. 니가 내 문자 절반을 씹었어?’ 이게 장관이 할 소린가. 양아치도 아니고”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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