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이수진 의원의 과거 공금관리에 석연찮은 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앞서 이 의원은 같은 당 윤미향 의원처럼 후원금 등을 개인계좌로 수령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여기에 노조원에게 지급된 장학금 일부를 돌려받아 회계처리 없이 임의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게 됐다.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총 금액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건은 2011년 이 의원이 연세대학교 신촌세브란스병원 노동조합(연세의료원노조) 노조위원장으로 근무한 이후부터 수년간 계속됐던 것으로 보인다. 진술서 등을 통해 반납사실이 확인된 시기는 2011년과 2013년 3년간이다.
해당기간 동안 연세의료원노조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서울지역본부(서울지부)에서 서울시로부터 근로자장학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10~13억원을 재원으로 1인당 400만원을 지급한 ‘노사공동발전 유공장학금’의 절반인 200만원을 수혜자 일부로부터 돌려받았다.
장학금은 한국노총 서울지부에서 수혜자 계좌로 직접 송금되면, 수혜자가 당시 연세의료원노조 부위원장 개인계좌로 200만원을 재송금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노조 부위원장은 수혜자들에게 ‘장학금 액수가 커 2명에게 나눠 지급하려한다’는 등의 명분으로 장학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돌려받은 절반의 장학금을 내부 선정한 장학생에게 수여했는지, 다른 용도로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의료원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연세의료원노조는 회수한 장학금을 회계기록으로 남기지 않았다.
통상 대의원회의 등에 결산보고를 통해 수입과 지출을 보고하도록 돼 있지만 결산보고서 어디에도 일련의 자금흐름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이 관계자는 “돌려받은 장학금 수천만원은 노조 재산으로 수입과 지출이 보고돼야하는데 전혀 보고된 바 없다. 관련한 의혹제기에도 아직까지 해명은커녕 변명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만약 돌려받은 장학금을 임의 소비했다면 횡령을 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궁극적으로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지원된 장학금을 편취한 사기범죄”라며 “장학금을 수령했고 반납했던 이들에 대한 명단이나 용처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만약 의혹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사건을 은폐하려는 시도이자, 불법을 자인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이같은 사실을 전해들은 한 노동조합 고위간부는 “상급단체에서 지급한 장학금을 돌려받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를 집행부 개인계좌로 돌려받아 회계에조차 누락한다는 것은 만약 사실이라면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분개했다. 아울러 “이수진 (당시)위원장이 부위원장 계좌로 장학금을 돌려받는 사실을 몰랐을 리가 없다. 명백히 해명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장학금을 지급했던 한국노총 서울지부는 장학금을 수혜자가 소속된 노조로 지급하지 않고 수혜자 본인계좌로 직접 송금하는 이유가 이와 같은 ‘착복’이나 ‘누락’ 등 ‘배달사고’를 우려해서라고 설명하며 만약 일련의 문제가 발생했다면 감사 등을 통해 처벌해야할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노조공동발전 유공장학금’이 2018년까지 지급된 후 다른 장학금으로 변경됐고, 개인정보를 포함하고 있는 정보인데다 당시 담당자가 퇴사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장학금 지급규모 등에 대한 확인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상급단체인 한국노총은 지부 개별사업이기에 관련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답만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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