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비슷한 환경에서 반려동물로 키운 개와 미니 돼지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고 비교 실험한 결과, 개가 돼지보다 더 인간 의존적 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 돼지는 유럽 가정에서 반려견만큼이나 인기 있는 반려동물로 자리 잡고 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헝가리 ‘외트뵈스 로란드 대학’(ELTE)의 헝가리과학원(MTA)-ELTE ‘렌뒬레트 의사소통 신경동물행동학 연구그룹’은 반려견과 같은 환경에서 자란 미니 돼지의 행동을 비교 분석한 결과를 과학저널 ‘동물인지’(Animal Cognition)에 최근 발표했다.
렌뒬레트 연구그룹의 책임연구원 아틸라 안디치는 “두 종(種)의 행동을 비교 실험하기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 반려견과 비슷한 환경에서 미니돼지를 키우는 반려돈 프로젝트를 2017년부터 동물행동학과 내에서 진행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 실험은 반려견이 같은 환경에서 자란 늑대나 고양이보다 문제해결 상황에서 인간과 더 많이 소통하는 것이 개의 특수성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인간이 길렀다고는 해도 늑대는 가축화하지 않은 종이고, 고양이는 사회성이 높은 종이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를 가져, 사회성을 가진 가축인 돼지를 통해 확인하려 한 것이다.
연구팀은 반려견과 반려돈에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 상황을 제시한 뒤 이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꿔 행동을 분석했다. 우선 빈 상자를 놓아둔 뒤 먹이를 추가하고 열 수 있게 했다가 나중에는 안 열리게 해 각 상황에서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반려견과 반려돈은 먹이 없이 상자만 놓여있을 때 사람 쪽에 관심을 보이며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이는 반려돈이 반려견 못지않게 인간과 의사소통하며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상자 안에 먹이를 놓아두고 이를 열어 먹을 수 있게 한 상황에서는 반려돈이 반려견보다 더 빨리 상자를 열고 문제를 해결했는데, 돼지가 개보다 조작 능력이 더 낫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음식을 둔 상자가 안 열리게 했을 때 반려견은 상자를 열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이전보다 더 자주 사람에게 다가가는 행동을 보였지만, 반려돈은 사람에게는 관심을 덜 보이며 상자를 열려는 시도를 지속해서 했다.
연구팀은 “이런 행동은 문제를 독립적으로 풀려는 돼지의 성향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반려견과 반려돈 모두 인간과 의사소통 상호작용을 하는데 비슷한 능력을 보였다”면서 “그러나 종(種) 특유의 경향으로 반려견이 인간에 더 의존적이고 협력적인 경향을 나타내는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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