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대권 핵심, ‘대통합’… 與, 이재명 vs 野, 장성민 ‘부상’

차기대권 핵심, ‘대통합’… 與, 이재명 vs 野, 장성민 ‘부상’

대안 찾는 민주, 새 인물 찾는 통합… 차기대권 두고 혼탁해진 물밑

기사승인 2020-07-19 05:00:19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뒤를 이어 대한민국 통수권자가 될 인물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를 비롯해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팽배해지고 있어서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민심 이반현상을 근거로 대통령의 ‘레임덕(지도력 공백현상)’이 급격히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기 대권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높아지는 분위기다.

정당들도 대비에 들어갔다. 어떤 후보가 국민적 지지를 얻을지 고민하는 단계다. 다만 진보도 보수도 고민의 바탕에는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 편중된 지지만으로는 차기 대선에서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린 듯하다. 실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차기 대선은 ‘국민 대통합’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에 양극화 현상이 더 확대될 거라는 전망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 등을 과연 누가 해소할 수 있느냐 이런 것이 다음 대통령 선거에도 중요 포인트가 되지 않겠느냐”고 차기 대통령의 자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방역과 복지, 미래국가상 등 진보와 보수 간 정책적 차별성이 크지 않은 만큼 국민들이 양극단을 아우를 인물을 바란다는 것.

실제 각종 지지율조사에서 독보적 1위에 오른 후 수개월째 독주 중인 ‘이낙연’을 안에서 또 밖에서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 의원이 호남출신으로 호남의 지지에 힘입어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점차 사라질 최장수 국무총리라는 후광과 부족한 당내 기반을 극복하고 외현을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여기에 출신지역이나 정치이념을 벗어나 합리적 선택에 기반한 수도권 표심을 잡기위해서라도 기존 정치의 틀을 깰 수 있는 새로운 인물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지는 시대적 흐름도 반영됐다. 이에 후보군으로는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이, 미래통합당에선 장성민이 이 의원의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좌) vs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제작=이희정 디자이너

◆ 이재명 앞세워(?) 이낙연 대망론 경계하는 민주당

민주당은 이낙연이라는 유력후보를 보유한 상황에서 선택지를 넓히려는 움직임들이 감지된다. 한 진보계 정치평론가는 “이낙연 의원의 지지기반이 열악한데다 지지율 증가에 한계가 있어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말들이 여권 내에서 많이 나온다”며 이 의원의 대망론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내 부정적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가장 큰 이유가 본인이 만든 세력보다 친문, 대통령, 정권 초기 국무총리로서의 낙수효과로 지지율이 높지만 점차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며 “본인의 조직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하락세를 붙잡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호남 출신의 진보정치인이라는 프리미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손을 맞춰 국정운영을 최장시간 이어온 국무총리였다는 후광이 점차 사라지는 상황에서 당권을 확보해 7개월이지만 당내 기반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대권도전에도 ‘경고등’이 켜질 수 있다는 견해다. 그리고 일련의 우려는 민주당 내에서도 공공연히 흐르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민주당 정치인들은 당 내에서 대안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며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계기로 계파정치가 겉으로 가시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인사는 “(통합당이) 경쟁력을 갖춘 후보를 내세운다면 이낙연을, 정권 재창출에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서면 대안을 세우려는 생각들”이라고 이낙연 대세론을 경계하는 당내 기류를 귀띔하기도 했다.

이밖에 크게 ‘진문’과 ‘친문’,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뉜 계파가 이 의원과의 불편한 동행을 대권까지 이어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평론가들 사이에서는 친문이지만 결을 달리하는 비주류나 비당권파조차 이 의원과의 연대에 선뜻 나서지 않고 다른 선택지를 고민하며 중립에 머물러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낙연 견제론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대안으로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행동력과 돌파력, 그에 따른 성과를 보이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호남에 국한된 지지기반을 확장하고 국민을 하나로 만들 대표적 인물로 꼽히며 일찌감치 대권주자로 꼽혀온 김부겸 전 의원이 거론된다.

특히 이 지사의 경우 지난 7일 쿠키뉴스 의뢰로 한길리서치가 공표한 범여권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직전조사(6월 2주차,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보다 5.5%p가 증가한 20.0%의 지지율을 보이며 33.3%에서 4.5%p가 떨어진 28.8%의 지지율을 확보한 이낙연 의원과의 격차를 한자리수로 좁히며 여권의 또 다른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제작=이희정 디자이너

◆김종인의 ‘원 픽(One Pick)’은 장성민?

민주당이 이 의원을 꺼린다면 통합당에겐 넘어야할 큰 산이다. 더구나 대선후보로 내세울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기에 백방으로 후보를 물색하는 모습이다. 대선 경쟁이 본격화할 내년 3월까지는 대선후보를 대중에게 선보여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유처럼 ‘백종원’ 대표와 같은 파격적 인물은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이 지난 2일 ‘당 밖에서 꿈틀거리는 사람들(대권주자)’로 ‘비호남 출신이자 대선도전 경험이 없는 인물’이라고 언급해 내심 염두에 두고 있는 인물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들이 쏟아졌다. 정계에서는 일부 인사들이 거론되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대표적이다.

또 지난 14일 김 위원장이 관훈토론회에서 장 이사장과 홍 전 의원, 김 전 부총리 등 야권 후보군에 대한 질문에 “거론하신 분들이 실질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러나 그중의 몇 분은 상상컨대 그런 욕망을 갖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김 위원장이 그간 ‘호남 공략론’을 강조해온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비대위 출범부터 통합당 내 지역구 관리와 공천 실무를 맡는 조직 부총장에 전북 익산 출신의 함경우 경기 고양을 당협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호남 인사를 중용하고, 21대 총선 패배 요인 중 하나로 ‘호남 홀대’를 언급하는 등 ‘호남 챙기기’에 힘써왔다.

이러한 가운데 윤 총장과 김 전 부총리는 통합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데 대해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최근 김 위원장이 지목했던 당 밖에서 꿈틀거리는 사람이 역설적으로 호남 출신이며 대선경험을 갖춘 인물이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이라는 말들이 야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오며 장 이사장의 대망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 야권 핵심인사는 “당 밖에서 꿈틀거리는 대선주자 가운데 한 명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전남 고흥 출신의 장성민 이사장이 확실한 것으로 안다”면서 김 위원장의 발언이 장 이사장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단정적 어조로 말했다. 실제 장 이사장과 야권 핵심 인사들이 최근 연이어 회동을 가지며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야권 인사는 이러한 기류에 더해 “25년 전부터 김 위원장과 인연을 맺어 왔으며 김 위원장이 언급한 조건에 정확히 부합하는 인물”이라며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라는 별칭을 가진 호남출신이면서도 최근 행보는 보수에 가까워 중도와 보수, 여기에 진보, 호남까지 포괄할 여지가 있다”고 긍정적 평가도 더했다.

이외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이사장을 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으로 역임한데다 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19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스스로 ‘국민대통합당’을 창당했던 점 등을 바탕으로 정치적 감각과 의지 등을 언급하며 부족한 인지도와 지지기반을 당에서 지원한다면 차기 대권후보로의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는 견해들도 내놨다.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좌)과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우). 사진=박효상 기자

한편 통합당도 민주당도 아직은 넘어야 할 산과 풀어야할 숙제들이 남은 상황이다. 통합당이 장성민 이사장을 선택할 경우 내년 4월로 예정된 재·보궐 선거 전후로 부족한 인지도와 당내 기반, 대내·외적 평판 등을 형성해야해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 더구나 원내에서의 활동기간이 짧고 지지기반이 없다시피 하다는 단점도 극복해야할 과제다.

민주당도 여유롭지만은 않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고(故)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이르기까지 성추문에 휘말리며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부정적 국민정서가 팽배한데다, 부동산과 일자리 등 정책적 사안에 대한 비난여론 또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해법이나 적합한 후보를 내놓지 못할 경우 정권 재창출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

여기에 대법원이 지난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치생명을 유지시키는 판결을 내린 점도 하나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 지사가 본격적인 대권경쟁에 나설 자격을 확보함에 따라 민주당 내 계파간 셈법도 복잡해져 자칫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여지도 커졌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민주당 내에선 이 지사와 김 전 의원이 연대해 이 의원을 견제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된다.

한편 대선 전까지의 남북관계나 미국의 대선결과, 21대 국회의 전반기 성과 및 과정 또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임기 4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여전히 50%를 넘나드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도 하나의 변수다. 이에 거대 양당이 어떤 선택과 흐름을 만들어갈지 국민들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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