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사태, 금융당국이 기대하는 '자율규제'의 허상

사모펀드 사태, 금융당국이 기대하는 '자율규제'의 허상

기사승인 2020-07-21 06:14:09

사진=지영의 기자
[쿠키뉴스] 지영의 기자 = 금융당국이 내놓은 사모펀드 사태에 대한 대안책을 두고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전수조사 카드도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그친다는 지적에 이어, 업계 자율규제 강화 방침도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은에 따르면 '전문사모운용사 전담 검사단'이 공식 출범했다. 검사단은 오는 2023년까지 3년간 1만여개에 달하는 사모펀드, 전문사모운용사에 대한 검사를 완료할 예정이다. 금감원 인력 20명에 예금보험공사·예탁결제원·증권금융 등 유관기관 파견인력 10명을 더해 30명 규모다.

금감원과 금융위 등 감독당국이 전수조사 외에 내거는 대안은 업계 자율규제 강화다. 당국은 지난 상반기 업계 자율규제를 골자로 하는 사모펀드 사태 관리책을 2차례 내놨다. 무한적 감독자원을 투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입장이다.

운용사·판매사·수탁사·사무관리회사 4자간 감시체계를 강화해 시장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또 금투협 중심의 규제기능 강화, 사모펀드 정기점검도 대안의 한 축이다.

금융당국에서 이같은 방침이 지속적으로 강조되자, 최근 금투협에서도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회원사 전체에 대해 조사권을 발동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회원 조사권은 금투협 규정상의 고유 권한이다.

다만 이같은 업계 자율규제책에 대해 '구색 맞추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효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다.

4자간 감시체계는 업계 주체간의 갑을관계를 고려하지 못한 현실 외면적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또 사모펀드 사태 관련, 금투협이 할 수 있는 역할도 제한적이다.

금투협 차원에서 회원조사권을 발동할 경우 실제로 검사에 투입될 수 있는 실무 인력은 4명뿐이다. 조사 범위도 자산 실태가 아닌, 리스크 관리 및 내부통제 절차 등에 그친다. 실질적으로 조사가 필요한 부분은 금융감독원에서만 접근권을 가지고 있어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있나 의문이 있다. 금융당국에서 업계 자율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사실상 책임 회피에 가깝다"며 "특히 대체로 서면조사에 그치는 금투협의 검사가 부실자산 발견, 임의적 자산 교체 등을 잡아낼 수 있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도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금투협의 위치 상 조사나 자율규제 강화가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금투협이 운용사의 펀드 명세서를 파헤칠수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지만, 위험 통제 체계등에 대해 서면조사·현장조사를 진행할 것. 향후 3개월 간 1개 회사당 3일 정도 시간을 들여 20개 회사를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서 환매가 중단된 사모펀드 규모는 6조원을 넘어섰다. 환매가 중단됐거나 환매 중단 가능성이 있는 사모펀드는 46개 자산운용사의 539개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ysyu1015@kukinews.com
지영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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