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코로나가 앞당긴 '비대면 사회'

[현장+] 코로나가 앞당긴 '비대면 사회'

다가오는 '언택트 전성시대'

기사승인 2020-07-26 05:00:06
사진=유튜브 웹페이지 캡쳐

“내가 추구한 과학 문명은 이런 게 아니었는데…”

[쿠키뉴스] 박태현 기자 =지난 1989년 KBS에서 방영된 SF 애니메이션 '2020 우주의 원더키디'에 등장하는 대사다. '2020년 우주의 원더키디'는 당시로부터 31년 후인 2020년을 배경으로 새로운 행성으로 떠나는 13세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극 중 박사는 로봇에게 지배당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보며 과학문명의 빠른 발전 속도에 우려를 드러낸다.

지난 2월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0 하우징브랜드페어'에서 관계자들이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 후 마스크를 나눠주고 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장기화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늘도 우리 모두는 마스크를 착용 중이다. 실내공간이나 건물에 들어가려면 열 감지기를 통과해야 하고, 체온 측정은 필수가 됐으며 사람들 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방역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비대면 원칙을 지켜야하지만 아직도 코로나19 확산 전 대면접촉이 더 익숙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들 간의 접촉을 통한 감염 방지를 위해 강연, 박람회, 수업, 음식 주문 등 많은 사회, 문화활동과  일상이 비대면 방식으로 바뀌었다. 언택트(비대면)가 빠르게 우리 생활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난 6월 25일, 경기도 화성일자리센터에서 한 구직자가 키오스크를 통한 화상 면접을 보고 있다.

경기 화성 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채용시장을 돕기 위해 비대면 온라인 일자리박람회를 지난 6월 23일 개최했다. 당시 박람회에서는 향후 화상면접이나 영상면접 등의 '비대면 면접'이 많아질 것을 대비해 공공장소에 설치한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인 '키오스크'를 이용한 비대면 온라인 상설면접장을 운영했다. '비대면 면접'이란 키오스크를 통해 질의응답으로 구직자가 면접 전형을 마치면, 구인 기업은 녹화된 영상을 통해 2차 면접을 거쳐 채용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지난 3월 30일 오전 서울 한천로 휘봉고등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교사가 온라인 원격수업 시범운영 하고 있다.

지난 4월 8일 오전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시되는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서울 용산공업고등학교에서 자동차과 교사들이 원격수업 용 동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7월 14일 오후 서울 종로 한 카페에서 한 학생이 온라인을 통해 비대면 강의를 듣고 있다.

비대면 사회로 변화되면서 대표적으로 환경이 바뀐 곳이 교육분야이다. 
비대면 원격수업 시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초·중·고는 물론 전문 특성화 학교와 대학교 등 모든 교육의 틀이 비대면 수업 시스템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바꿔나가는 중이다. 기존 등교수업 중심의 교육에서 원격수업이 더해지면서 교육 방법의 다양화라는 측면으로 접근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시도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27일 오전 경기 중부대로 용인시청에서 열린 '드라이브 스루 친환경농산물 마켓'에서 한 시민이 농산물을 구매하고 있다.


농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해 지역의 대표 축제나 각종 먹거리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틀을 바꿔 진행되고 있다. 당장에 판로가 어려운 농민들을 위해 농가를 돕고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게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한 마켓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농산물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자가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구매할 수 있도록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것이다.


지난 7월 17일 오후 한 시민이 경기도 고양시 한 카페에서 키오스크를 통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키오스크 등을 활용한 원격 주문 서비스가 강화되면서 비대면 주문 방식을 선호하는 시민들도 늘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 방문한 시민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로 낯선 사람과 가까이에서 마주치는 게 꺼려진다. 오히려 키오스크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문·결제를 하니 사람들과 접촉을 피할 수 있어 좋고, 다른 손님들과 부대끼지 않아서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어도 머지않아 우리 생활방식에 변화를 줬을 '비대면 사회'가 이르게 찾아왔다. 이미 혼밥, 혼술이라는 단어에 익숙한 우리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마음의 거리두기까지 이어질까 염려스럽다. 나홀로 생활이 편리함과 안전함도 제공해 줄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해 사람 간의 단절과 소통, 무엇보다 사람의 일자리를 문명의 이기들이 빠르게 자리를 차지 할 것이다. 힘들고 험하고 반복적인 단순 노동 뿐 아니라 전문적 두뇌를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로봇의 점령 속도가 빨리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전 분야에서 자연스럽게 감소되는 일자리를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시점이다.


pth@kukinews.com
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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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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