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불멸의 이순신(2005)’-지도자의 덕목3 덕(德)

[정동운의 영화 속 경제 이야기] ‘불멸의 이순신(2005)’-지도자의 덕목3 덕(德)

정동운(전 대전과학기술대학교 교수)

기사승인 2020-07-29 12:57:10
정동운 전 대전과기대 교수

이순신에 대하여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만들어졌는데, 그 중 일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유현목 감독, 이은상 원작의 <성웅 이순신(1962)>, 이규웅 감독의 <성웅 이순신(1971)>, 장일호 감독의 <난중일기(1977)>, 변강문 감독의 에니메이션 작품 <난중일기(1997)>, KBS TV를 통하여 104회에 걸쳐 방영된 <불멸의 이순신(2005)>, 김한민 감독의 <명량(2014)> 등이다. 이들 영화의 내용이 역사적 사실을 왜곡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영화의 내용을 소개하기보다는, 이순신을 덕장(德將)으로 규정하여 살펴보았다.

본래 德자는 네거리의 상형인 행(行)에서 떨어져 나온 彳, 수직으로 세운 측량막대(|), 그리고 눈(目)으로만 구성된 글자로, ‘측량막대로 도로가 직선으로 잘 놓여졌는지를 파악하는 능력’, 즉 재주나 능력의 뜻으로 쓰였다. 그러나 후에 心자가 합쳐짐으로써, 그 의미가 바뀌게 되었다. 여기에서 덕(德, 큰 덕․덕 덕․은덕 덕)자는 자축거릴 척(彳), 곧을 직(直), 마음 심(心)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彳자는 왼쪽 허벅다리(|)와 정강이(ノ) 그리고 발(̷)을 나타내는 것으로, 왼쪽 걸음을 뜻한다. 直자는 열 십(十), 눈 목(目), ㄴ(숨을 은(隱)의 옛 글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럿(十)이 보면(目) 숨김(ㄴ)없이 볼 수 있다는데서 ‘바르다’, ‘곧다’는 뜻이다.

그리고 心자는 심장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이다. 따라서, 德자는 ‘바른(直) 마음(心)으로 행동(彳)한다’는 뜻을 지닌다. 공자는 덕은 외롭지 않고 반드시 그 이웃이 있다(德不孤必有隣)고 하였다. 그러므로 공평무사한 바른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임함은 물론, 구성원들의 아픔을 같이 할 수 있는 덕을 갖춘 지도자가 있는 조직은 결코 무너질 수 없다.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이 지닌 뛰어난 능력을 발휘함은 물론, 나아가 목적 달성을 위해 조직구성원들이 지닌 잠재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그와 같은 사람이 덕장이다.

이순신(1545~1598)은 따뜻한 인간애, 위국필명의 충성심과 투철한 책임감 및 겸허한 마음가짐, 불굴의 용기와 정의로움, 유비무환의 자세를 바탕으로 한 거북선 개발과 같은 창의성, 뛰어난 정보활용 능력과 전략, 청렴결백과 높은 신뢰성을 두루 갖추었기에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에서 23전 23승을 이룰 수 있었다. 참다운 용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람다운 사람은 맞설 사람이 없으며(仁者無敵),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인을 이룬(殺身成仁), 그는 덕(德)을 지닌 위대한 인물이었다. 그의 삶을 돌이켜보며, <불멸의 이순신>의 마지막 장면을 소개하고, 이 글을 맺는다.

“영웅이라 하기에도 너무나 큰 인간 이순신 / 우리는 그를 그가 사랑했던 조선의 바다에 묻는다. // 그러나 우린 아직 그를 보낼 수 없다./ 왜적을 맞아 전승을 기록한 위대한 군인으로만 그를 기억하고자 한다면 / 그것은 진정으로 그를 보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가장 먼저 싸워야할 적이 자기 자신임을 깨달을 때 / 원칙을 지키기 위한 힘겨운 싸움을 계속할 용기가 있을 때 / 백성을 하늘로 마음을 다하여 섬길 수 있을 때 / 그때 비로소 우리는 그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 하여, 그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최문갑 기자
mgc1@kukinews.com
최문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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