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는 최근 개관한 창업·성장기업 지원기관 ‘프론트원(FRONT1)’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다. 스타트업 불모지인 대한민국에 금융·비금융은 물론 복지까지 한 번에 책임지는 기관이 문을 연 건 참 다행이다. 프론트원은 앞으로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 명성을 잇는 종합 창업지원기관으로 발돋움한다. 올해 약 90개 기업이 이곳에 입주하며 향후 5년간 최대 2700개 혁신창업기업들이 도약을 준비한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도전’을 주저하고 있다. 프론트원은 이들의 든든한 ‘백’이자 코로나 보릿고개를 지나 대한민국 혁신성장의 출발점이다.
지난달 31일 프론트원을 다시 찾았다. 전날 개관행사로 놓친 센터 구석구석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함이었다. 프론트원은 접근성이 좋다. 지하철 공덕역 4번 출구로 나오면 지상 20층 건물이 보인다. 옛 신용보증기금 사옥이다. 이 사옥을 통째로 센터로 쓴다. 국내를 넘어 세계 최대를 넘보는 웅장함이다. 1층은 공사가 한창이었다. 무인 택배함과 우편자동접수시설이 오픈을 앞두고 있었다. 프론트원은 창업가들이 업무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밖으로 나가지 않아도 의식주 해결이 가능한 빌리지(마을) 형태로 디자인됐다. 네트워킹 공간과 피트니스·샤워·수면실 등이 차례로 들어선다. 1층 후문에 카페가 있다. 로비를 가득 채우는 커피향이 고소하다.
개관 초여서인지 공간 활용이 활발하지는 않았다. 그만큼 기업들이 공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프론트원에 48개 기업이 입주했다. 근무자는 300명이 조금 넘는다. 9월 말 또는 연말까지 120개 기업, 1000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기업은 11층부터 18층까지 전용면적 7690.4㎡를 사용한다. 인당 사용 면적이 2평이다. 입주비용은 없고 인당 관리비 5만원만 내면 된다. 입주 기간은 최대 3년이다.
3,4층도 입주기업들을 맞기 위한 새 단장을 하고 있었다. 5층은 각종 행사장소로 알맞다. 다목적 홀, 컨퍼런스 홀, 그리고 최신시설을 갖춘 세미나실이 있다. 교양수업이 열릴 것 같은 세미나실 옆에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걸려 있다. ‘프론트원’ 성장 순간을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표현한 것이란다. 아이 돌봄·교육 플랫폼 ‘자란다’가 대강당에서 신입교사 예비교육을 하고 있었다. ‘자란다’는 지난해 ‘올해를 빛낼 유망스타트업’으로 선정될 만큼 성장성이 보이는 기업이다. ‘자란다 선생님’은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인기 알바로 통한다. ‘자란다’는 프론트원 14층에 입주해있다.
자란다 관계자는 “입주하고 강당을 처음 이용해보는데 기존 선릉(디캠프)보다 공간이 넓다보니 선생님들이 여유롭게 앉을 수 있어서 좋다”며 “위치도 강남보다 좋아서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6,7층은 ‘ICT 이노베이션 스퀘어’라고 해서 각각 ICT 실무와 AI(인공지능)복합교육(AI·블록체인·3D프린팅) 등이 이뤄진다. 기본·고급·비즈니스모델(BM)등 교육 수준별로 AI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프론트원에는 스타트업 금융애로를 해소해줄 정책금융기관(신용보증기금·산업은행)도 입주해 있다. 전국 거점 신보마다 스타트업 전담창구가 있다. 프론트원 10층에도 ‘마포청년스타트업지원센터’가 있다. 신보 관계자는 “(10층 센터는) 입주한 스타트업을 중점 커버하는 지점”이라며 “(센터는)보증 외에도 컨설팅 등 금융, 비금융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프론트원에는 롯데액셀러레이터, 프라이머, 하나벤처스 등 민간 액셀러레이터(AC)와 벤처캐피탈리스트(VC) 운영사도 입주해있다. 이들은 스타트업 입주 공간을 할당받아 입주기업 선정부터 투자까지 전 과정을 디캠프와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