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근로자, 임시직·저임금·경력단절 굴레 여전

여성 근로자, 임시직·저임금·경력단절 굴레 여전

여성·남성 시간당 임금 7208원 차이… 보이지 않는 성차별 제거해야

기사승인 2020-09-04 03:00:01
지난 2월 한국여성민우회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성별임금격차 해소를 위한 3시 STOP 여성파업 선포식’을 진행했다.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여성 일자리의 질을 개선하고, 조직 내 여성들의 발언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지위는 불안정하다. 최근 여성가족부와 통계청이 공개한 2020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근로자의 성별에 따라 근로계약의 형태와 임금 수준에 차이가 나타났다.

근로계약의 형태를 살펴보면, 여성은 남성보다 불안정한 일자리에 취직했다. 지난해 전체 취업자 중 상용근로자는 여성이 48.7%, 남성이 55.2%로 6.5%p 차이를 보였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여성(24.9%)이 남성(12.1%)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근로자는 상용근로자,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근로자는 임시근로자로 분류된다.  

성별에 따른 임금의 차이도 컸다.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 평균은 여성이 1만6358원, 남성이 2만3566원으로 집계됐다. 성별간 차이는 7208원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30% 낮은 시급을 받았다. 남성 근로자의 1시간 시급을 벌기 위해 여성 근로자는 1.4시간을 일해야 하는 셈이다.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도 지속됐다. 연령대별 여성의 고용률은 25~29세가 71.1%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30~34세는 64.6%, 35~39세는 59.9%까지 하락했다. 이후 45~49세 67.4%, 50~54세 68%로 다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연령대별 여성 고용률 그래프는 여성의 경력단절현상을 방증하는 ‘M자형 곡선’을 그렸다. 대다수 여성이 30대에 결혼·임신·출산·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을 겪고, 40대 후반에 재취업에 나서고 있다는 의미다. 

여성 근로자의 불리한 노동 환경은 여성의 노후 대책 불안으로 이어졌다. 국민연금 가입자 중 여성은 45%로, 남성(55%)보다 적었다. 노후가 준비되어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이 59.6%, 남성이 70.7%로 조사됐다. 기대수명은 여성(85.7세)이 남성(79.7세)보다 길지만, 연금수급을 비롯한 노후 대책은 여성이 남성보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그동안 보험연구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연구기관이 여성노인 빈곤 문제를 심화하는 요소로 지적했던 사안이다.

노동 시장에 잔류하는 성차별을 제거하고, 조직의 여성 대표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이창민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여성의 취업이 증가하고 있고, 과거처럼 구직 현장에서 노골적인 성차별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이제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권을 비롯해 일부 업계에서는 여전히 비공식적으로 여성 신입사원 인원에 제한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 같은 불리한 조건들이 조직 내에서 여성의 발언권을 위축시키고,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을 야기한다”며 “기업에서 여성 이사회, 여성 고위직 할당제 등의 인센티브를 도입해 조직 내 여성 구성원들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고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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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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