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당정이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원을 결정한 가운데, 전 국민 지급을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강도 높은 발언이 여야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 지사는 6일 페이스북에 갑자기 경제 사정이 나빠진 젊은 부부의 사례를 언급하며 민주당과 정부를 향해 유례없이 강한 표현을 썼다. 그는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하게 보인다”며 선별 지원이 후폭풍을 가져올 것이라 우려했다.

이후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선별지급을 공식화하자 이 지사는 같은 날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 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많은 사람이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말하지만, 저는 무겁고 아픈 현실을 외면하며 낙관적인 미래만을 말할 수 없다”고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이 지사의 작심한 발언에 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번엔 너무 과했다”며 “다 같이 똑같이 받아야 공정한 게 아니다. 정부의 재정 정책을 통해 형편이 다른 국민들이 최종적으로 비슷하게라도 효과를 누릴 수 있게 하는 것이 공정”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본인 주장을 수용하지 않는다고 대통령에게 저주를 퍼붓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안의 작은 이기심을 자극하고 선동하기보다, 어려운 분들의 삶의 질에 더 집중해달라”고 이 지사를 직격했다. 이어 안 대표는 “정치적 이익만 생각하면 ‘다 드리자, 더 많이 드리자’라고 말하는 것이 편할 것이지만 저는 양심상 그렇게 못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이 지사의 거친 발언이 당 내부갈등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수습에 나선 모양새다. 이와 함께 이 지사가 제기했던 선별 지원의 부작용을 반박하며 선별 지급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7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지사의 발언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견이 있고 또 주장이 있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 지사가 거듭 선별지급의 부작용을 지적하는 데 대해선 “우리가 처음 가 보는 길을 가는데 이 길이 아니면 낭떠러지라는 주장을 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지사가 언급한 젊은 부부에 대해 “이번에 마련한 긴급생계지원비를 통해서 지원된다”고 일축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이 지사 말처럼 저 같은 국회의원, 대기업 다니는 사람들, 고위공직자 등 고소득층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고 강제적 차별이라고 얘기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다양한 의견 개진이 필요하고 또 브레인스토밍이 있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달리,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 지사와 뜻을 같이했다. 심 대표는 7일 상무위원회에서 당·정·청의 결정에 대해 “코로나19로 생활고와 고립감, 두려움과 막막함으로 고통받고 있는 대다수 시민의 삶을 헤아리지 않은 관료주의적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정치하는 분이 여러 말씀을 하실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가 답할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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