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을 찾아서] ‘21년 디스플레이 외길’ 롤러블TV 만든 김인주 LGD 발명왕

[명장을 찾아서] ‘21년 디스플레이 외길’ 롤러블TV 만든 김인주 LGD 발명왕

‘21년 디스플레이 외길’ 롤러블TV 만든 김인주 LG디스플레이 OLED TV기구설계 2팀 팀장

기사승인 2020-09-17 05:00:25
▲파주사업장 인터뷰에서 포스트 코로나시대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는 김 팀장의 모습.(사진=LGD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는 현재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기업의 굴기, 원조 기업 일본의 몰락,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기술 혁명이 이뤄지는 격변의 시대다. 이러한 상황에 2004년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15년 연속 1위를 지켜온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실패를 모르는 도전정신으로 21년간 ‘디스플레이 외길’을 걸어온 김인주 LG디스플레이(이하 LGD) OLED TV기구설계 2팀 팀장을 만나 디스플레이 사업과 혁신 제품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디스플레이 업계 맏형 격인 LG디스플레이는 1987년부터 혁신 제품을 개발하고, 판매한 글로벌 기업이다. 현재 중국과 유럽, 북미 등 주요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세계 곳곳에 생산 거점과 판매 법인을 운영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인주 팀장은 1999년 LG에 입사해 21년간 세계에 판매된 LGD의 디스플레이 기술개발에 매진한 정통 엔지니어다. 지난 6월에는 세계 최초로 화면이 돌돌 말리는 롤러블 OLED TV를 만든 공로를 인정받아 특허청 발명왕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08년과 2013년 ‘TV 두께 최소화’와 ‘테두리 없는 TV 시대’를 연 성과를 인정받아 LG연구대상도 수상했다. 김 팀장은 최근에는 롤러블 TV와 같은 혁신 제품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발명에 있어 실패란 없다고 강조했다. 김인주 팀장은 “발명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구현하는 모든 활동과 노력은 실패하더라도 절대 실패가 아니다. 될 때까지 하면 실패란 없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어 “발명은 누워서 하는 게 아니다. 다양한 실험과 실패를 통해 아이디어가 구체화 되고, 구체화한 아이디어가 모여 하나의 발명이 된다”고 부연했다. 끊임없는 노력과 수 없는 반복을 통해 제품이 만들어진다는 김 팀장에게서 21년 ‘외길’ 발명왕의 뚝심, 열정이 배어났다.

발명에 있어 현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과거 새로운 디자인의 TV를 발명할 때 패널을 외부에 노출하면서 마감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 이런저런 고민에도 이렇다 할 콘셉트가 나오지 않았다”며 “이에 1주일간 특별 태스크(Task)를 만들어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가전제품 매장과 자동차, 다른 산업에서 패널 외곽을 마감처리 하는 방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발품을 팔았고 이를 발명에 적용해 성과를 거둔 바 있다”고 회상했다.

또한 김 팀장은 발명에 있어 협업과 소통의 중요성도 꼽았다. 그는 “발명은 많은 사람의 눈물과 땀이 들어간다”며 “롤러블 OLED TV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많은 난관에 부딪혔지만, 재료비 등 상업적인 부분과 안전성 등에서 설계전문가와 시뮬레이션 전문가, 협력사 등의 긴밀한 협업으로 역경을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팀 내 선후배 간 소통이 중요하다. 선배들에게는 후배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여줄 경험이 있고, 후배들은 새로운 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있다. 소통에 있어 ‘상호 윈윈’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활발한 소통을 통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야만 발명은 이뤄진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거나, 회피하기보다는 다소 황당한 아이디어라도 공유해야만 발명이 이뤄진다”고 웃었다.

그는 디스플레이가 한국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김 팀장은 “철강이 산업의 쌀, 반도체가 전자제품의 밑바탕이라면 디스플레이는 중간적이면서 핵심인 자재”라며 “모든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디스플레이화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시대는 디스플레이가 아니면 이어질 수 없는 시대다. 디스플레이가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면서 “시장이 급변하고 있고, 전날 최신기술로 알았던 게 다음 주면 옛날 기술이 되는 상황이지만 국내 기업들이 경쟁국 기업들보다 분명한 우위가 있다”고 강조하고 “한국 기업들은 시대의 흐름과 요구, 세상의 변화에 대해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업계가 작금의 고비를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해 발명왕 수상 당일 김 팀장.(사진=LGD 제공)
업계 후배들을 향한 따스한 조언도 전했다. 김 팀장은 “자신의 상상력을 제한하지 말고 마음껏 펼치기 바란다. 상상하는 모든 것을 형상화하고 구체화하며 현실화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다 보면 어느새 발명에 가까이 다가가 있을 것”이라며 “모든 발명은 재미있는 상상에서 시작된다. 할 수 있는 것에 국한된 상상은 재미없고, 상상한 게 재미가 없으면 그런 상상을 통한 발명도 그저 그런 게 될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마음껏 상상하고 마음껏 발명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김 팀장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D가 독보적인 위치로 올라서는 것을 보고 은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많이 팔리고, LGD가 만든 게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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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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